편입학 전형 이색 합격자들

연세대,한양대,건국대,세종대 등 각 대학의 2000학년도 편입학 합격자중에 공학박사, 현직 의사, 미국 유명의대 석사학위 소지자, 금융계 인사, 중년을 훨씬 넘긴 만학도 등 이색 합격자들이 대거 포함돼 눈길을 끌고 있다.

연세대에는 KAIST 재료공학 박사출신으로 반도체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인 Journal of Applied Physics의 논문심사위원으로 활동한 김재환(33)
씨와 현직 치과의사인 배영섭(31)
씨, 의사면허 소유자인 문창민(28)
씨 등이 법학과에 합격했다.

김씨는 "반도체 공정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전문가라고 자부하지만 법률 관계에 대해 정확히 알아야 관련 사업을 추진할 때도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고 지원동기를 밝혔다. 배씨와 문씨는 "법의학 분야에 관심도 있으며 무엇보다 법학지식을 겸비한 의료인이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 이 학교 의대에는 미국 최고 명문 의대인 존스홉킨스대 석사학위 소지자인 한창희(28)
씨와 사회학 박사과정 수료자인 이수현(28.여)
씨가 합격했다. 이와 함께 주택은행 백호기(55)
부행장과 김용록(56)
전 상무도 인문학부에 나란히 합격했다.

연세대 관계자는 "공학박사와 의사들이 대거 법학을 지원하고 사회학 박사가 의학을 지원하는 등 인문.자연계 전공출신의 교차지원이 이번 편입학 전형의 특색"이라며 "앞으로 특화된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여러 전공분야를 섭렵해야 한다는 지적을 뒷받침해주는 사례"라고 분석했다.

건국대의 경우 미 메릴랜드대 화학과 박사학위 소지자인 재미교포 이상호(37)
씨가 수의학과에 편입학해 눈길을 끌었다. 이씨는 "전공분야와 연계해 생명과학분야의 연구를 본격적으로 시도, 한국 수의학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 공인회계사 황재윤(47)
씨가 성균관대 법학과(야간)
에 합격, 이대 정경학부에 들어간 큰딸 혜정(20)
씨와 함께 부녀 동시합격의 기쁨을 누렸고 세종대 미대 화학과에 수석합격한 김만옥(55)
씨와 독학으로 한양대 사회학과에 합격한 신영관(56)
씨 등 만학도들도 화제가 됐다.

이밖에 경희대 호텔관광대학 조리과학과에는 고민경(21)
.성경(19)
양 자매가 나란히 합격했고, 이달 한의학과를 졸업하는 한의사 국가고시 합격자인 배재원(裵齋源·27)
씨는 서울대 의예과 정시모집에 합격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얘기거리가 됐다. 배씨는 "한방과 양방치료법을 효율적으로 융합하기 위한 시도로 직접 의대에서 공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범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