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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범죄 폭증에 예방시장도 급속확대

중앙일보

입력

수개월전 한 외국금융회사의 미국내 지사는 직원들중 한 명이 회사의 핵심 컴퓨터 네트워크에 침투, 거래비밀을 동유럽으로 빼 돌리려했다고 의심했다.

이 회사는 ''글로벌 인티그리티’(Global Integrity=GI)란 이름의 한 정보안전 서비스 전문회사에 자사의 네트워크 침투여부를 밝혀달라고 의뢰했다.

이른바 ''사이버 범죄''와 싸우기 위해 최근 수년간 미국에 세워진 소수의 전문업체들중 하나인 레스턴 소재 GI는 즉각 고객의 컴퓨터 네트워크에 일종의 침투방지 장치를 설치했다.

이들 전문업체는 해커나 내부인의 허가받지않은 접근으로부터 기업의 정보시스템과 전세계 네트워크를 보호하는 업무를 취급하고 있다.

GI사(社)는 조사결과 산업스파이 행위로 의심됐던 일이 사실상 소프트웨어상의 문제로 빚어진 것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러나 GI는 이 문제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고객의 컴퓨터 네트워크가 외부인들의 접근과 데이터 다운로드를 허용해주고 있기 때문에 사이버 공격에 취약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것이 바로 고객이 바로잡아야 할 문제였다''고 GI 부사장 겸 법률고문인 마크 래쉬는 지적했지만 고객의 이름은 계속 비밀에 붙여뒀다.

그는 또 미국 전역에서 새로 출현하는 웹 사이트들중 5∼6개가 매일 해킹 당하거나 정상적 작동을 방해받거나 사용불능 상태에 빠진다고 소개했다.

또다른 정보안전 회사인 뉴욕 소재 마이클 케슬러(MK)사가 지난 6개월간 조사한 바에 따르면, 기업의 컴퓨터 시스템에 대한 주요 안전위협은 불만을 품은 직원들이 자기회사 비밀 정보와 거래 비밀을 빼돌리려는 행위로부터 나온다는 것.

MK사는 또 불만을 품은 직원들이 그같은 정보절도행위의 35%를, 그리고 외부의 해커들이 28%를 각각 저지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러한 사이버 침투행위로 인한 기업들의 피해액은 작년에 4천200만달러에 달했으며, 이는 지난 97년보다 무려 100%이상 늘어난 것이다.

''해커들의 휴일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비밀코드는 깨어질 수 있으며 시스템들은 사보타주될 것이다. 해킹은 현실이다''고 MK사장 마이클 케슬러는 경고하고 있다.

또다른 전문업체인 가트너그룹에 따르면, 지난 98년만해도 5억200만달러 규모에 불과했던 전세계 정보보호 시장이 앞으로 연평균 34%의 성장률을 보이며 오는 2003년에는 22억4천만달러의 규모로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레스턴(美버지니아州)=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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