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경축' 홍보탑 해프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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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가 ‘5.18 민중항쟁 25주년 서울기념행사위원회’와 서울지방보훈청이 요청한 문구대로 서울역 앞에 세운 5.18 홍보탑. 신인섭 기자

서울역 앞 도로의 안전지대에는 '경축 제25주년 5.18 민주화운동'이란 홍보탑이 세워져 있다. '5.18 민중항쟁 25주년 서울기념행사위원회'와 서울지방보훈청이 '경축'이란 문구가 들어간 홍보탑을 설치해 달라고 서울시에 공식 요청해 시가 제작비를 지원, 지난달 27일 세운 것이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은 문구 작성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이명박 서울시장을 마구 비난하는 해프닝을 벌였다. 열린우리당 서영교 부대변인은 13일 "서울시의 '광주항쟁 경축'은 얼마 전 이명박 서울시장의 5.18 영정 앞 파안대소와 함께 천박한 역사의식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청계천 개발 비리에 둘러싸인 이 시장이 광주를 감히 어찌 알겠느냐"며 "시장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자 문구를 만든 서울기념행사위원회는 13일 성명서를 내고 "5.18은 당당한 저항의 역사로 평가받고 있기에 홍보탑에도 '경축'이란 단어를 쓸 때가 됐다"고 조심스럽게 주장했다. 서울 지방보훈청은 "지난해에도 똑같은 장소에 '경축 제24주년 5.18 민주화운동'이란 문구를 적은 홍보탑을 세웠는데 아무런 지적이 없었다"고 밝혔다.

김병일 서울시 대변인은 14일 "홍보탑에 '경축'이란 문구가 어떻게 들어갔는지 확인도 하지 않고 열린우리당이 막무가내 수준의 논평을 냈다"며 "전후 사정을 알면서도 '이명박 죽이기'를 위해 그런 것이 아니냐"고 되물었다.

최상연 기자 <choisy@joongang.co.kr>
사진=신인섭 기자 <shini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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