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막판 `독자안' 마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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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민련은 선거법 처리를 위한 본회의에 앞서 8일 오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선거법 처리를 위한 당론을 모았다. 특히 이날 총회에서는 소속 의원들 상당수가 자민련의 독자적인 협상안을 마련할 것을 주문, 선거법 처리를 위한 본회의를 5시간 남짓 앞둔 상태에서 긴급히 `선
거법 수정안 심사 소위'를 구성해 독자안을 마련했다.

먼저 발언에 나선 이원범(李元範)
의원은 "권력 심층부에서 우리당을 말살하려고 하고 있다"며 시민단체의 낙천대상자 명단공개를 성토한 뒤 "국회법상 사안별 투표가 가능하므로 우리당의 독자안을 내자"고 제안했다.

이어 이인구(李麟求)
의원은 "우리당의 안을 제출해서 오늘중으로 선거법을 끝내고, 당당하게 전자투표도 하자"고 주장했으며, 구천서(具天書)
의원도 "의원 정수를 줄이는 것은 돌이킬 수 없는 대세"라며 "독자안을 내자"고 말했다.

김고성(金高盛)
의원은 "2년전 IMF가 와 의원정수 감축이 거론됐지만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면서 "현재의 협상안은 자민련에 손해가 가장 많으므로 재고할 필요가 있다"며 당론 변경을 제안했다.

또 박세직(朴世直)
의원은 "우리당으로서는 1인2표제를 해도 손해볼 것이 없는 만큼 1인2표제를 수용하고 인구 상하한선도 9만-31만명을 받아들이는 동시에 전국구를 줄이자"고 주장했다.

박 의원을 마지막으로 의원들의 발언이 끝나자 이한동(李漢東)
총재권한대행은 "우리당의 자체 수정안을 제출하자는 것이 대체적인 의견인 것 같다"면서 "차수명(車秀明)
정책위의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선거법 수정안 심사소위를 만들어 심도있게 논의해 결정해 달라"고 결론을 내렸다.

의원총회가 끝난 뒤 이긍규(李肯珪)
총무는 "소위에는 차 의장 외에도 함석재(咸錫宰)
김학원(金學元)
김종학(金鍾學)
이상현(李相賢)
의원이 참여하게 된다"면서 "일단 소위에서 만든 안을 가지고 3당 협상에 임하되 협상에 실패할 경우에는 수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김학원 의원은 "우리당이 마련하는 독자 협상안은 1인1표제와 인구 상하한선 9만-35만명을 기준으로 하고 중복출마와 석패율제는 배제할 것"이라며 "또 사전선거운동을 규정한 선거법 59조는 그대로 두되 87조와 58조에 대해서는 부분 개정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민련이 막판에 독자적인 협상안을 만들기로 한 것은 김종필(金鍾泌)
명예총재가 이날 오후 일본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는 만큼, 김 명예총재가 귀국후 최종 입장을 밝힐 때까지 협상안을 이유로 시간을 벌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서울=연합뉴스 최이락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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