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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mily/리빙] 태양의 계절…자외선이 당신의 눈을 노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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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 선글라스를 고를 땐 멋도 중요하지만 자외선 차단효과가 있는지 먼저 확인해야 한다.

야외 활동이 잦아지는 계절이다. 이럴 때 주의해야 하는 것이 바로 인체에 유해한 자외선이다. 자외선은 보통 피부를 검게 하는 주범으로 알려져 있지만 눈의 건강에도 큰 위협이 된다. 따라서 피부에 자외선 차단 크림을 발라주듯 눈에는 자외선을 막아주는 선글라스를 끼는 게 좋다. 자외선이 왜 눈에 해로운지, 선글라스는 어떻게 골라야 하는지 알아본다.

◆ 눈은 자외선에 민감하다=회사원 이모(38)씨는 눈이 침침하고 사물이 두 개로 보이는 복시증상을 호소하며 안과를 찾았다. 실내에선 괜찮은데 밖에 나가면 눈이 부시고 잘 안 보인다고 호소했다. 안과 검사상 '연소성 백내장'으로 진단됐다. 자외선에 잠깐 노출됐다고 병이 생기지는 않지만 적은 양이라도 지속적으로 쪼일 경우 백내장과 같은 질환이 조기에 발생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자외선 노출로 인해 각막에 화상(광각막염)이 생길 수 있으며 황반변성.익상편 등 심각한 안과 질환이 나타나기도 한다. 자외선으로 인한 눈의 피해를 줄일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선글라스를 쓰는 것이다.

◆ 모양보다는 기능=선글라스를 고를 땐 시력부터 생각해야 한다. 시력이 안 좋은 사람들은 안과에서 정확한 도수를 처방받아 렌즈를 선택해야 한다. 도수가 맞지 않은 선글라스를 오래 사용하면 눈에 부담이 커진다.선글라스의 생명은 렌즈다. 100% 자외선 차단기능이 있어야 한다. 이는 안경점에 있는 자외선 차단 측정기를 통해 쉽게 확인해 볼 수 있다. 최근엔 값싼 아크릴 소재의 렌즈가 유통되는데, 렌즈 표면에 기포나 긁힘이 많은 경우가 종종 있다. 이는 빛의 굴절에 영향을 준다. 모양으로 잠깐 끼고 말면 괜찮지만 오래 끼고 다니면 눈이 쉽게 피로해지고 안통 및 두통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시력이 안 좋은 사람이 질 나쁜 렌즈의 선글라스를 끼면 시력이 더 나빠지기도 한다.

◆ 아이와 노인은 더 신중해야=아이들에게 팬시점이나 장난감 가게, 노점상 등에서 선글라스를 구입해 끼우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런 제품은 말 그대로 '색안경'일 뿐이다. 자외선 차단이 되지 않는 렌즈를 사용하기 때문에 끼지 않는 것보다 오히려 더 많은 자외선에 노출될 위험이 있다. 색이 들어 있는 렌즈 탓에 동공이 커지는데 이를 통해 자외선이 무방비로 들어오기 때문이다. 노인들도 제대로 된 선글라스를 골라야 한다. 노인의 경우 시(視)기능의 감도가 떨어져 진한 색이나 어두운 색의 렌즈는 시야를 오히려 가릴 수 있다. 연한 갈색 계열의 렌즈가좋다.

이동초 (단국대병원 안과 교수)

#선글라스의 유래

선글라스는 15세기 초 중국에서 권위를 중시하는 재판관이 검은 안경으로 상대를 제압하고 재판 도중 자신의 심경 변화를 보이지 않기 위해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다. 기능적인 목적으로 선글라스가 탄생한 것은 1920년대 미국에서다. 미국의 안경 메이커 바슈롬이 고공비행 중 강렬한 햇빛으로 고통을 받던 미군 조종사들을 위해 개발한 것. 태양광선을 막는다는 뜻에서 '레이 밴(Ray Ban)'으로 불렀다. 그 뒤 패션 디자이너들이 멋을 내기 위한 패션 소품이나 액세서리로 폭넓게 사용하면서 선글라스는 생활 속에 파고들었다. 이 때문에 기능보다 모양이 더 중시되는 풍조도 생겨났다.

*** 선글라스 렌즈 고를 때 주의할 점

#크기:빛을 많이 받는 장소일수록 렌즈가 커야 한다. 해변가나 수영장 등에서 레포츠용으로 사용할 때는 렌즈의 크기가 크면 클수록 좋다. 출퇴근용이나 산책용으로는 적당한 크기라도 무방하다.

#농도:자외선이 두렵다고 무조건 진한 농도의 렌즈를 고를 필요는 없다. 색이 진하다고 자외선을 잘 차단하는 것은 아니다. 색의 농도는 코팅 정도가 70% 이하가 적당하다. 이는 선글라스를 낀 사람의 눈의 표정을 읽을 수 있는 수준이다. 이보다 높은 농도의 렌즈는 빛을 너무 많이 차단해 낮에도 동공을 확대시켜 자외선뿐만 아니라 유해한 빛을 오히려 더 많이 흡수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색깔:평소 운전할 때는 녹색이 좋지만 야간 운전을 주로 한다면 노랑색이 낫다. 다만 야간에 선글라스를 너무 오래 끼면 동공이 확대돼 일시적인 근시를 유발할 수도 있다. 해변 등 햇빛이 강한 곳에서는 자외선 차단효과가 크고 눈의 피로를 줄여주는 회색 또는 녹색이 적합하다. 한국인에게 가장 무난한 것은 갈색이다. 시야를 선명하게 만들어 맑고 깨끗하게 볼 수 있게 해준다. 동양인의 피부에도 잘 조화되는 색인 데다 눈자위를 부드럽고 따뜻하게 보이게 한다.

#색의 분포:색이 렌즈에 전체적으로 균일하게 분포돼 있어야 한다. 고를 때 흰 종이 위에 렌즈를 비춰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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