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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ㄷ’자 양화대교, 2차 공사도 중단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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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양화대교는 단순한 다리가 아니라 갈등의 상징이 됐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민주당이 장악한 서울시의회 의 대립 때문이다. 지난해 2월 양화대교를 떠받치고 있는 교각 2개를 철거하고 아치교를 설치하는 공사가 시작됐지만, 서울시의회가 지난해 말 공사 예산을 전액 삭감해 한때 ‘ㄷ’자 모양의 기형적인 모습으로 남아 있었다. 그러나 서울시가 올해 2월 예비비를 투입해 공사를 재개했고, 지난 4일 하류 쪽 아치교를 개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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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절반의 완성이다. 서울시는 상류 쪽에도 아치교를 놓기 위해 현재 하류 쪽에 ‘ㄷ’자 가교를 세우고 있다. 강북 방면으로 가는 운전자들의 우회로를 만들어주기 위해서다. 8월쯤 가교가 완성되면 시민들은 다시 곡선주로를 달려야 한다. 이런 가운데 25일 서울시의회가 또 제동을 걸었다. 시의회는 보도자료를 내고 “양화대교가 다시 굽어지면 시민의 생명이 다시 위협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6월 한 운전자가 굽은 곳에서 직진하다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아 사망한 일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시의회는 “양화대교 공사와 관련한 예비비 지출을 앞으로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예비비로 공사를 진행하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송득범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장은 “하류 측에만 아치를 얹고 공사를 중단하면 그야말로 ‘짝짝이 다리’가 된다”고 반박했다.

 서울시의회가 공사를 반대하는 진짜 이유는 양화대교 공사를 대운하 사업의 일부로 의심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서울시 주변의 일치된 분석이다. 하류 쪽에 이어 상류 쪽 아치교까지 완공되면 양화대교 중앙부의 교각 사이 거리는 현재의 42m에서 112m로 확장된다. 이렇게 되면 6000t급 대형 선박이 양화대교 밑을 지날 수 있다. 올해 11월 경인아라뱃길이 열리고 양화대교까지 완공되면 서해에서 여의도·용산으로 바로 배가 들어올 수 있다. 양화대교 완전 개통은 내년 3월로 예정돼 있다.

양원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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