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는 기술 혁신 17년 … 아웃도어 본고장서도 주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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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렉스타의 해외시장 개척은 숨가쁘다.

1994년 트렉스타 브랜드를 내놓은 뒤 98년 일본·미국 2개국에 진출했다. 시작은 초라했지만 2006년 인도와 남아프리카를 추가해 4개국으로 늘린 뒤 지난해까지 21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올해 말까지 32개국에 수출하는 것이 목표다. 이러한 트렉스타의 세계 시장 진출의 원동력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트렉스타는 수출하는 해외 국가에서 광고를 거의 하지 않는다. 기술력으로 이길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 15년 동안 한 해도 빠지지 않고 중국·독일·유럽·미국 등에서 열리는 세계적인 아웃도어 전시회에 참가해 왔다. 해외 소비자와 직접 만나 브랜드를 알리고 바이어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트렉스타는 국내 시장이 자리 잡은 뒤부터는 세계 3대 아웃도어 전시회인 국제스포츠용품 박람회와 미국 OR(Outdoor Retailer)쇼, 유럽 아웃도어 쇼에 모두 참석하고 있다.

이러한 시장 개척 활동에 힘입어 트렉스타는 아시아 시장 안착 여세를 몰아 아웃도어 본고장인 미국과 유럽에 진출했다. 미국과 유럽의 세계적인 아웃도어 브랜드들의 벽은 높았다. 하지만 트렉스타는 세계 시장에서 주목받는 새 제품을 해마다 내놓았다. 처음에는 별 반응이 없던 해외 유명 바이어들도 트렉스타 제품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해외 바이어들이 가장 큰 관심을 보인 제품은 네스핏 기술이 적용된 신발이다.<사진 참조>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다른 메이커의 신발은 상품명만 가리면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비슷하다. 하지만 트렉스타의 네스핏 신발은 사람의 발모양을 닮은 겉모습만 봐도 알 수 있다. 여기에다 야외활동용, 트레킹용, 도심여행용, 산악용, 전문산행용, 샌들 등 계보를 완성한 것도 까다로운 미국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다.

해외 바이어들의 가장 큰 관심은 트렉스타의 창조적인 혁신기술이었다. 세계적인 전시회에서 선보인 IST, 아이스그립, 네스핏 기술이 적용된 신발에 바이어들은 먼저 놀랐다. 제품 하나 하나에 적용된 독특한 기술도 관심을 끌었지만 이러한 첨단기술들을 서로 융합해 새 기술을 만들어 내는 기술력에 더 놀란 것이다. 이러한 기술력이 인정받으면서 지난해에는 유럽의 최대 백화점인 엘 코르테 잉글레스 백화점에도 입점했다.

트렉스타의 이러한 성장은 상위 20위 이내의 세계적인 아웃도어 브랜드들도 마이너스 성장 또는 한 자릿수 성장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기적에 가깝다. 지난해 유럽에서는 스페인을 중심으로 한 이베리아 반도 지역에 처음 출시한 뒤 40%라는 놀라운 성장률을 보였다. 현재 트렉스타는 일본·중국·홍콩 등 아시아 시장뿐만 아니라 미국· 캐나다 등 미주 시장과 스페인을 포함한 유럽 시장에까지 진출하고 있다.

2009년에는 네스핏 기술이 적용된 제품으로 유럽에 처음 진출한 뒤 스페인·포르투갈 등 이베리아 반도와 스웨덴·노르웨이·핀란드·덴마크 등 스칸디나비아 반도에서 시장을 넓히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독일·스위스·오스트리아 3개국에 대한 판매계약을 맺었다. 남미의 에콰도르·페루·콜롬비아·파나마·코스타리카·과테말라·온두라스·베네수엘라에 대한 계약도 마쳤다. 이미 판매 중인 칠레를 포함한 총 32개국에서 올해부터 판매가 시작된다.

트렉스타는 남미와 유럽 지역 진출 성장으로 7월 ‘compass’에서 발표하는 시장 랭킹에 서 올해는 13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내년에는 세계 10위권에 진입한 뒤 3년 뒤엔 5위권, 6년 내 세계 1위를 목표로 잡고 있다.

트렉스타 권동칠(56) 대표는 “아웃도어 본고장에 진출하면서 깨달은 것은 무한경쟁 시대를 이겨내기 위한 자산은 기술력뿐이라는 것이다.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계속 투자하겠다”라고 말했다.

유명 모델 한 명 없이 명품 20선 올라

트렉스타는 유명 연예인 모델이 한 명도 없다. 그 대신에 국내외의 많은 영향력 있는 기관들로부터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7월 독일 프리드리히샤펜에서 열린 2010 아웃도어 트레이드 페어에 참가한 트렉스타 부스 모습.

2009년에는 국가브랜드위원회로부터 ‘대한민국 명품 브랜드 20선(選)’에 선정됐다. 국가브랜드위원회는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국가 이미지를 높일 브랜드를 선정하고 있다. 국가브랜드위원회 심사 과정은 까다롭다. 선정위원회는 전문가들이 개발한 ‘NBA 브랜드경쟁력지수(NCI·National Competitiveness Index)’ 모형에 따라 브랜드 인지도·대표성·만족도·충성도, 글로벌 경쟁력 등을 객관적으로 검증한다. 네티즌 1만2000명을 대상으로 인터넷 설문조사를 한 뒤 심사위원단이 브랜드에 대한 평가를 한 결과를 취합한다. 이 심사 결과에 따라 트렉스타는 삼성, 현대자동차, LG등과 함께 선정됐다.

지난 3월에는 KOTRA의 ‘월드 챔프 5’에 선정됐다. 월드챔프 육성사업은 무역 1조 달러 시대를 맞아 의지와 역량을 갖춘 중소·중견기업을 발굴해 세계 시장의 선두 주자로 키우기 위해 KOTRA가 주관하고 있다. 선정된 기업은 KOTRA와 공동으로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전략을 수립하고 현지 시장 상황에 맞는 맞춤형 마케팅을 펼친다.

지난해에는 기술혁신형 중소기업임을 인증하는 ‘이노비즈 히든 챔피언’에도 선정됐다. 국제적 기술혁신 평가모델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기업혁신성 평가매뉴얼에 근거한 평가지표에 따라 평가받은 것이다. 디자인진흥원이 주관하는 대한민국 디자인대상도 지난해에 받았다. 국내에서 가장 권위 있는 디자인상으로 그동안 삼성전자, 웅진코웨이, 기아자동차 등이 수상했다. 트렉스타는 이들 기업에 이어 12번째로 대통령상을 받았다.

2009년 국제스포츠용품 박람회(ISPO)에서 대상을 받았다. ISPO는 세계 3대 아웃도어 박람회 중 하나로 매년 독일과 중국에서 열린다. 트렉스타는 네스핏 기술을 적용한 제품으로 박람회에 출품하는 모든 부문(의류·배낭·신발·장비 등)에서 가장 우수한 제품으로 인정 받았다.

미국 내에 유통되는 최신 기술 제품들을 다루는 라이프스타일 전문지인 ‘멘즈 저널’은 트렉스타를 2010년 미국 시장 내 최고의 제품으로 선정했다. 한국 브랜드로는 삼성 카메라가 함께 뽑혔다.

올 들어 미국의 아웃도어 전문지인 ‘백패커 매거진’으로부터 에디터스 초이스(Editor’s Choice)상을 받았다. 이 상은 백패커가 1년 중 가장 혁신적인 디자인과 성능을 갖춘 아웃도어 장비를 엄선해 수여한다. 백패커 매거진은 해마다 270만 부를 발행하는 미국의 영향력 있는 아웃도어 전문잡지로 내셔널 매거진 어워드를 두 번이나 수상했다.

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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