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동호회 고양시 별빛탁구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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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색 공이 코트에 닿는 순간 포물선을 그리며 튀어 오른다. 별빛탁구회 회원 노영란(44·여)씨가 공을 쫓아 몸을 날린다. 노씨의 라켓에 맞고 튀어 오른 공은 상대편 코트로 향한다. 몇 차례 공이 오가는 사이 별빛탁구장의 열기는 뜨거워진다.

경조사도 함께 하는 가족 같은 분위기

지난 16일 오전 11시. 고양시 덕양구 화정동 별빛마을 9단지 관리사무소 내 ‘별빛탁구장’. ‘파이팅’을 외치는 소리와 웃음 소리가 건물 밖까지 울려 퍼진다. 탁구장은 매일 연습하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이들은 ‘별빛탁구회’ 회원들이다. 오전에는 주로 주부들이, 저녁에는 직장인들이 많이 이용한다.

이 모임은 별빛마을 9단지 아파트 주민들로 이뤄진 탁구 동호회다. 1998년 탁구를 좋아하는 주민들이 모여 만든 이래 지금까지 14년째 모임을 이어오고 있다. 동호회 회장인 김종서(40·남)씨는 “회원들이 경조사를 내일처럼 함께 할 정도로 가족 같은 분위기”를 장수 비결로 꼽았다. 삼삼오오 모여 연습을 하던 회원들이 주말에는 한 자리에 모여 친선대회를 연다. 치킨과 피자, 음료수 등을 걸고 경기에 나선다. 내기로 생긴 음식들을 나눠 먹으며 일주일간 쌓인 이야기를 나눈다. 1년에 한번씩 야유회도 간다.

가족 같은 분위기를 이어가는 비결의 하나는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다. 탁구는 상대방의 공을 쳐야 하는 운동인 만큼 서로 간의 호흡이 중요하다. 따라서 초보자들끼리 연습을 하기 보다 능숙한 사람과 함께 해야 실력도 늘고 오랫동안 공을 주고받을 수도 있다. 신영술(60·여)씨는 “거의 매일 연습을 하는데 그때마다 공 잘 치는 회원들과 함께 해 실력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시간 가는 줄도 잘 모를 정도”라고 말했다.

수준급의 실력을 자랑하는 회원들도 많다. 탁구장 벽에는 회원들이 받아온 상장과 메달이 빼곡하게 걸려있다. 지난달 열렸던 ‘고양시 생활체육대회’에서는 2명이 각각 여성 단식 3부 우승과 2부 3위를 차지했다.

모든 연령이 함께 할 수 있는 건강한 운동

별빛탁구회에서는 현재 60여명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40대에서 70대까지 연령도 다양하다. ‘나이가 들수록 공을 쫓아야 하는이 운동이 힘들지는 않을까’ 라는 우려에 회원들은 “아니다”라고 입을 모은다. 5년 넘게 탁구를 쳐온 이경자(66·여) 회원은 “탁구야 말로 나이 든 사람들도 무리하지 않고 할 수있는 좋은 운동”이라며 “탁구를 통해 체중을 그대로 유지하고 혈압도 정상 수치를 되찾았다”고 강조했다.

자외선이 강한 여름에는 햇빛을 피해 실내에서 할 수 있어 더욱 좋다. 탁구는 짧은 시간안에 공의 방향을 예상하고 대응해야 해 민첩성과 빠른 두뇌회전이 요구된다. 따라서 탁구를 하다보면 자연스레 민첩성이 길러진다. 또한 경기를 통해 서로의 실력을 겨루다 보니, 승부욕이 생겨 연습도 열심히 하게 된다.

별빛탁구회는 별빛마을 9단지 아파트 주민뿐만 아니라 인근 지역 거주자들도 참여할 수 있다. 사설 탁구장에 비해 레슨비도 절반 이하다. 월회비 1만 원이면 언제든 탁구장을 이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오전 10시~오후 10시 문을 열며 연중무휴다. 월·수·금에는 레슨비를 내고 신청한 회원들을 대상으로 강습이 진행된다. 다른 회원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레슨 테이블은 1개로 제한하고 있다. 매주 토·일, 공휴일에는 회원 간 친선 경기가 열린다. 자세한 내용은 동호회 온라인 카페(café.daum.net/TAK)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진설명] 별빛마을 아파트 주민들로 구성된 ‘별빛탁구회’ 회원들. 이들은 “탁구를 치면서 같은 아파트에 사는 이웃을 넘어 가족이 됐다”고 말한다.

<송정 기자 asitwere@joongang.co.kr 사진="김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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