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의 역설 … 유성기업 주가 급등 “언론 보도 후 기업 가치 알려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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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노조 파업으로 생산이 중단된 자동차 부품업체 유성기업의 주가가 23일 오히려 상한가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 회사의 피스톤 링 등을 공급받는 현대·기아자동차 등 국내 완성차업체 주가는 생산 중단 우려로 급락했다.

 유성기업의 파업 사실이 알려진 것은 19일이다. 이날 유성기업은 장 시작 전에 “주간 2교대제, 월급제 요구와 관련한 파업으로 아산공장과 영동공장의 생산을 중단한다”고 공시했다. 그 여파로 유성기업은 당일 9.93% 급락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유성기업에 관심을 갖던 증권 전문가나 투자자는 거의 없었다. 상황이 바뀐 것은 지난 주말이었다. 파업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고 판단한 현대차 측이 21일 “유성기업의 파업으로 카니발 등 일부 제품의 생산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23일 관련 내용이 언론에 크게 보도되자 투자자들은 유성기업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23일 유성기업은 가격제한폭인 390원(14.86%) 오른 3015원에 마감했다.

 한국투자증권 서성문 연구원은 “유성기업의 존재 가치가 뒤늦게 알려지면서 주가가 급등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생산 차질이 장기화할 경우 회사 가치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는 만큼 반짝 효과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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