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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 두렵다고 벤처 취업 외면해서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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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김화수
잡코리아 대표

청년실업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더욱이 글로벌 경제위기를 거치면서 취업난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이러다 보니 구직자 입장에서는 내가 원하는 일이나 조직문화 등을 고려해 직업을 택하기 어렵다. 일단 취직이라도 되면 다행 아닌가.

 요즘 청년들이 선호하는 직업도 취업난을 반영하고 있다. 다시 불안한 취업시장으로 내몰리지 않는 안정된 직업, 가령 공무원이나 공기업 등이 선호도 0순위에 오르내린다. 그러나 적성을 고려하지 않은 직업 선택은 개인에게 큰 불행을 안겨줄 수도 있다. 남들이 안전하다고 말하는 길을 맹목적으로 좇았던 이들은 조직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업무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전직하는 경우가 많다. 처음부터 적성에 맞는 직업을 선택했더라면 흥미 없는 일을 하면서 허비한 시간과 노력을 줄일 수 있었을 텐데 아쉬운 부분이다.

 물론 적성에 딱 맞는 직업을 찾는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청년 구직자들의 경우는 사회경험이 없다 보니 더욱 그럴 수밖에 없다. 그래도 방법은 있다. 좋아하는 일, 관심 있는 일, 잘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평소에 계속 물음을 던지는 것이다. 물음에 하나하나 답해 가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적성은 자연스레 드러나게 된다. 적성은 찾았지만 또 다른 장애물에 가로막히는 경우도 많다. 바로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다. 가령 중소 벤처기업에 취직하면 본인의 역량을 보다 활발히 펼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더라도 미래가 불안하다는 이유로 적성과 상관 없는 대기업의 문을 두드릴 수도 있다.

 그러나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지 않으면 성공도 없다. 예를 들어 취업포털을 보자. 취업포털은 외환위기가 밀어닥친 1990년대 후반 국내에 처음 생겨났다. 많은 회사가 문을 닫던 시절이었던 만큼 실패에 대한 단단한 각오가 필요했다. 도전은 성공했다. 외환위기로 취업난이 심각해지면서 취업 정보의 수요가 어느 때보다 커졌다. 취업포털에는 외환위기가 오히려 기회가 된 셈이다.

 설혹 실패를 하더라도 교훈 없는 실패란 없다. 실패는 또한 전화위복의 기회도 제공한다. 청년들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실패를 아랑곳하지 않고 대담하게 도전하는 것이다. 설사 실패하더라도 청년은 다시 일어날 수 있다. 그게 바로 청년의 힘이다.

김화수 잡코리아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