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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주의 9년 캐디 프로저 “팔도·몽고메리는 9점 골퍼 Choi는 9.5점 될 가능성”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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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최경주는 전성기를 향해 가고 있다. 1~10까지 점수를 매기자면 Choi는 거의 9점 수준에 다다랐다.”

 ‘탱크’ 최경주(41·SK텔레콤)의 캐디인 앤디 프로저(59·스코틀랜드·사진)가 20일 제주 핀크스 골프장에서 계속된 SK텔레콤 오픈 2라운드를 마친 뒤 중앙일보와 단독 인터뷰를 했다. 프로저는 “닉 팔도(잉글랜드)와 콜린 몽고메리(스코틀랜드)가 전성기일 때 그들의 캐디를 했다. 팔도는 상황에 따른 경기운영 능력, 몽고메리는 공을 치는 능력이 최고였다. 두 선수는 9점의 골퍼였다. 최경주는 두 선수의 장점을 고루 갖췄다. 9.5점의 가능성을 가졌다”고 말했다.

 프로저는 지난 16일 끝난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최경주의 통산 8승을 합작하면서 골프 팬들의 관심을 모았다. 그는 내년이면 환갑이다. 하지만 20대의 젊은 캐디와 다름없이 18㎏이나 되는 골프백을 메고 한 대회당 6라운드를 소화한다. 하루 평균 7㎞, 도합 42㎞를 걷는 셈이다. 그는 “앞으로 5년 정도 더 캐디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5년 안에 최경주가 항상 꿈꾸는 마스터스 우승을 함께 이루고 은퇴하고 싶다. 지난해 타이거 우즈가 ‘최경주가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한다면 무대는 오거스타가 될 것이다’라고 얘기하더라.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프로저는 플라스틱 공장에서 일하다 캐디 일을 하던 친구의 소개로 캐디직에 입문했다. 28세 때 팔도의 캐디로 시작해서 지금의 최경주까지 31년 동안 일하며 통산 42승을 일군 베테랑이다. 최경주와는 2003년 9월 독일 마스터스 대회 때 만나 12승(PGA 투어 6승, KGT 4승, 원아시아 투어 1승, 유러피언 투어 1승)을 합작했다. 최경주의 PGA 8승은 아시아 기록이다.

 프로저도 20대 초반에는 퍼시몬 드라이버로 250야드를 날리는 장타자였고 핸디캡 1의 스크래치 골퍼(베스트 스코어 5언더파 67타)였다. 그는 “나도 한때는 최경주만큼 쳤다. 12년 전부터 골프를 하지 않아 지금은 90타 정도 칠 거다”라며 웃었다.

 한편 대회 2라운드에서는 박상현(28·앙드레김골프)이 7타를 줄여 중간 합계 10언더파로 1타 차 단독선두에 나섰다. 최경주는 중간 합계 3언더파 공동 14위다.

제주=최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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