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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E] 꽃이 제때 피지 않으면 우리 생활에 나쁜 영향 미친다는데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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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면

올 3~4월 날씨가 유난히 차가웠다. 이에 따라 봄을 알리는 꽃들의 개화 시기도 늦어졌다. 개화 시기가 달라지면 벌과 나비의 생태에도 영향을 미쳐 식물이 열매와 씨앗을 맺기 어렵게 된다. 이상 기후로 식물의 생장이 달라지면 결국 인간의 삶에도 악영향이 미치게 된다는 의미다. 초등학교 교과서에 나온 ‘식물의 세계’를 통해 식물의 특성에 대해 알고 신문 기사에서 식물의 변화가 우리 삶과 어떤 관련을 맺고 있는지 조사해본다. 이와 같은 사례를 찾아 NIE 지면에 실었습니다.

지난 13일 서울 동대문구에 위치한 홍릉수목원에서 초등학생들이 봄에 핀 식물이 어떻게 자라고 있는지 관찰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교진·이교찬(서울 목원초 6)군, 하수민(서울 월촌초 6)양. [황정옥 기자]


5월은 계절의 여왕이라 불린다. 꽃이 활짝 펴 화려하고 생동감 넘치는 모습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봄에 피는 꽃은 종류에 따라 3~4월에 피기 시작해 5~6월이면 절정을 이룬다. 그런데 올해는 예년에 비해 추운 날씨가 오래 지속돼 개화 시기가 달라졌다. 13일 서울 동대문구에 위치한 홍릉수목원을 찾아 봄을 맞은 식물의 변화를 관찰했다.

글=박형수 기자 사진=황정옥 기자

개화 시기 변화가 생태계 균형 깰 수도

“이건 철쭉이에요, 진달래예요?”(이교찬·서울 목원초 6)

“이렇게 잎이 무성한 나무에 피어 있는 꽃은 철쭉이야. 진달래는 잎보다 꽃이 먼저 피거든. 또 요즘 같은 5월이면 철쭉은 한창 피지만 진달래는 이미 지고 없단다.”(류경미·국림산림과학원 홍보팀)

홍릉수목원은 꽃으로 가득 차 있었다. 날씨의 영향이 컸다. 올 초에는 차가운 기온이 이어져 3~4월에 피어야 할 꽃의 개화 시기가 늦어졌다. 반면에 4월 중순 이후 급격히 따뜻해져 5월에 피는 꽃은 일찌감치 꽃망울을 터뜨렸다. 이날 홍릉수목원 안내를 맡은 류씨는 “4월 말에 3~4월 꽃과 5월 꽃이 한꺼번에 피어 진풍경을 이뤘었다”고 설명했다.

“꽃이 많아 보기 좋고 예쁘다”며 감탄사를 연발하는 하수민(서울 월촌초 6)양에게 류씨는 “사실 생태계에는 별로 반가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곤충들이 활동하는 시기에 꽃이 피지 않으면 곤충들은 먹이를 얻지 못하고, 꽃은 곤충에 의해 수정이 이뤄지지 않아 열매나 씨앗이 맺히지 못하게 된다”고 알려줬다. 수민이는 “우리가 먹는 곡식이나 과일 양이 줄어든다는 의미냐”며 “기온 변화 때문에 꽃이 한꺼번에 피는 게 내 생활에도 영향을 미칠 만큼 위험한 일인 줄 몰랐다”고 말했다.

수목원을 둘러보던 이교진(서울 목원초 6)군은 “이 중에 먹을 수 있는 건 얼마나 되냐”고 물었다. 류씨는 “독이 있다고 알려진 몇몇 풀들을 제외하고 거의 대다수 식물은 먹을 수 있다”고 답했다. 류씨는 걸음을 멈추고 보도블록 사이사이를 뚫고 나온 풀들을 내려다보며 “여기 있는 것들도 다 먹을 수 있다”며 하나하나 이름을 알려줬다. 민들레·질경이·쑥·냉이 등 풀 이름을 알려주자 교진이는 “이제껏 전부 먹을 것들을 밟고 다닌 거냐”며 신기해 했다.

식물·곤충 관찰하며 상상력도 키워

류씨는 “꽃뿐 아니라 나무도 봄맞이로 한창 바쁘다”며 고로쇠나무를 가리켰다. “고로쇠나무는 겨울에는 몸에 수분을 빼고 바싹 말라 있어. 추운 날씨에 얼어죽지 않으려는 생존방법이야. 봄에 땅에서 따뜻한 기운이 올라오면 몸에 수액이 가득 차오르지. 나무에 흠집이라도 나면 맑은 물이 줄줄 흐를 정도야. 4월 초까지가 수액이 가장 많이 도는 시기야. 그때 고로쇠 수액을 채취해 마시기도 해.”

교찬이는 “고로쇠 물을 먹어본 적이 있는데 약간 단맛이 났다”며 “산에서 길어온 약수인 줄 알았는데 나무 수액이었다니 신기하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수목원 곳곳에 쓰러져 있는 고목나무에 관심을 보였다. 류씨는 “지난해 태풍 곤파스로 인해 나무가 뿌리째 뽑혔다”며 “쓰러진 나무도 버섯이나 곤충의 먹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억지로 치우지 않고 그냥 놓아둔다”고 설명했다.

숲을 벗어나 볕이 잘 드는 곳에 이르자 할미꽃이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 교찬이는 “시든 꽃인 줄 알았다”며 “힘이 하나도 없고 털도 많아 이상하게 생겼다”고 말했다. 류씨는 학생들에게 할미꽃에 관련된 전설을 들려줬다. 할머니가 추운 겨울에 세 아들의 집을 방문했다가 차례로 쫓겨나 산길에서 얼어죽었는데, 그 무덤가에서 피어난 꽃이 할미꽃이라는 얘기였다. 교진이가 “요즘 할머니들은 흰머리도 별로 없고 젊어 할미꽃과 연관성이 별로 안 느껴진다”고 말하자 하민이는 “슬픈 할미꽃 전설을 현대에 맞게 다시 써봐도 재밌겠다”며 웃었다.

류씨는 “수목원은 단순히 경치를 구경하는 곳이 아니라 식물과 곤충을 관찰하며 상상력도 키울 수 있는 곳”이라며 “봄은 생명이 약동하는 시기인 만큼 수목원에서 더 다채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기사로 더 생각해 보세요

“기상 자료 해설하기 나름, 하늘 보면 돈 보인다”

날씨 정보 제공 회사인 케이웨더 김동식 대표는 ‘현대판 봉이 김선달’로 불린다. 날씨를 팔아 돈을 벌기 때문에 얻은 별명이다. 기상청에서 구입한 데이터(위성·레이더 관측 자료, 수치 예보 자료 등)와 자체 관측 자료를 제공할 뿐 아니라 날씨 정보를 어떻게 해석하고 활용해야 하는지도 컨설팅한다. 김 대표는 “동일한 기상 데이터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위기가 될 수도,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케이웨더의 주요 고객은 기업이다. 현재 4000여 개 기업이 회원사로 등록돼 있고 매달 정액요금을 내고 날씨 정보를 받는 회사가 1000여 곳이다. 서비스 비용은 날씨 정보의 양과 종류에 따라 다른데 한 달에 5만~500만원이다. 건설·유통·레저 등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 회사가 많이 이용한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앱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일반 시민 쪽으로도 서비스를 넓혀 가고 있다. 지난해 5월 말 아이폰용, 8월 초엔 안드로이드용 날씨 앱을 내놨다. 이후 하루에 많게는 3만 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하기도 해 현재(1월 28일 기준) 총누적 다운로드 수는 100만 건을 넘었다.

 김 대표가 사업을 시작한 1997년에는 날씨 정보를 돈 주고 산다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많았다. 하지만 날씨가 경영의 중요한 변수라는 것을 깨달은 기업들이 민간 기상 사업자들의 특화된 서비스를 찾기 시작했다. 지금은 날씨 정보에 투자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분위기라고 했다. 현재 케이웨더처럼 기상예보·컨설팅을 하거나 기상관측장비를 생산하는 민간 기상사업자 수가 2009년 16개(매출액 433억원)에서 2010년 59개(매출액 644억원)로 늘었다.

세계 기상산업의 규모는 5조원대로 추정된다. 미국은 1946년, 일본에서는 50년부터 민간 기상회사가 등장해 활동 중인 것에 비하면 한국 기상산업의 수준과 규모는 이제 시작 단계다.

신도식(47) 기상청 기상산업정책과장은 “이상기후가 앞으로 더 자주 발생할 것이다. 기상청에서는 범용 예보를 무료로 하고 민간에서는 특수·맞춤형 예보를 유료로 하면서 함께 성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앙sunday 2011년 1월 30~31일자 6면>

신문 일기에 이렇게 정리해요
☞브라질에 비가 내리면 스타벅스 주식을 사라는 책 제목의 의미
를 기사 내용과 연관 지어 풀이한다.
☞나는 현재 날씨 정보를 어떤 용도로 사용하고 있는지 적고, 날씨
정보를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에 대해 정리한다.
☞건설·유통·레저 산업에서 이상 기후를 역이용해 이윤을 창출할
수 있는 사업 아이디어를 내본다.

해볼 만한 NIE 활동

1.식물학자이자 곤충학자인 앙리 파브르는 “식물에도 탄생과 죽음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식물 중 하나를 골라 한살이를 조사하고 그림 일기 형태로 정리해보세요.

2. 다음은 개나리가 핀 시기를 나타낸 그림 지도입니다. 개나리 개화 날짜가 달라지는 원인과 결과를 유추해 보세요.

3. 환경의 중요성에 대해 알리는 환경 신문을 만들어 봅시다.

☞이렇게 만들어요

·제작 방법 결정: 기사를 종이에 손글씨로 작성하거나 컴퓨터를 활용하는 방법 중 선택한다.
·신문 이름(제호) 짓기: 내용을 한눈에 알 수 있어야 하며, 창의력과 개성을 발휘한다.
·크기·쪽수 결정: 신문 주제와 시간 형편에 맞춰 정한다.
·역할 나누기: 취재·사진·편집·교열·만화 담당 기자가 필요하다.
·담을 내용 기획: 주제에 맞게 정하되 구체적으로 잡아야 접근이 쉽다.
·신문 꾸미기: 기사·제목·사진·만화·도표 등이 들어갈 부분을 정하고 밑그림을 그린다. 중요한 기사는 앞에 배치하는 게 원칙이다.
·정리와 평가: 교사나 친구들에게 보여주고 지적받은 점은 고친다. 신문을 만들며 배운 점과 어려웠던 점은 후기로 남긴다.

※출제=손혜령 중앙일보 NIE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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