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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권 총여학생회 없는 대학 많다

중앙일보

입력

경성대 (부산시 남구 대연동)
학보는 지난해 11월 '총여학생회는 있어야 합니다' 라는 제목의 기획광고를 세차례 실었다.

2000년에는 총여학생회가 꼭 출범돼야 한다는 당위성을 학생들에게 심어주기 위한 광고였다.

학보는 "여성들이 남성 중심의 사회가 만든 규격에 맞춰 살지 않았느냐. 총여학생회를 구성하는 것이 그 규격을 깨는 지름길이다" 고 역설했다.

그러나 뜻은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선거 때 후보가 단독으로 출마했으나 과반수 득표를 못했다. 1999년에도 이 학교는 총여학생회를 구성하지 못했다.

경성대 학생들은 오는 3월 총여학생회장 보궐선거를 할 예정이지만 좋은 결과를 기대하는 학생은 많지 않다. 총여학생회가 없는 대학이 많다. 출마하는 학생이 거의 없다. 또 총여학생회에서 함께 뛸 동료도 찾기 어렵다. 여성 문제를 깊이 있게 공부하는 학생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여학생 비율이 40%에 이르는 부경대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2월 초 총여학생회 선거를 가질 예정이었나 출마자가 없었다. 3월로 예정된 보궐선거에 나오겠다는 학생도 아직 없다.

부경대 장성록 (張聖祿.42)
학생부처장은 "여학생들이 취업 등 개인 발전을 위해 대부분의 시간을 투자한다" 며 "남을 위해 봉사하고 단체를 이끌어 가는 일에는 큰 관심이 없는 것 같다" 고 말했다.

동의대에는 총여학생회가 아예 없었다. 지난해 11월 학생회 선거를 앞두고 총여학생회를 구성하자는 논의가 있었지만 결국 만들지 않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 있어도 특별히 하는 일이 없지 않느냐는 의견이 우세했다.

동의대 윤강성 (尹鋼聲.26)
총학생회장은 "여학생 휴게실 문제 등 일반적인 여학생 복지 문제는 단과대 학생회나 총학생회에서 맡아 해결하고 있다" 며 "여성인권.여성운동 등 핵심 문제를 깊이 파고들려는 학생이 별로 없어 총여학생회가 구성되지 못하는 것 같다" 고 설명했다.

경북 경산시 대구효성가톨릭대에는 여학생 복지 업무를 전담하는 학생조직이 없다. 총학생회 산하 학생복지위원회 부위원장이 여학생 복지 문제를 담당하고 있을 뿐이다.

이 대학은 1997년 남녀공학으로 바뀌면서 총여학생회의 필요성이 제기됐으나 아직 만들지 못한 상태다.

정용백.안장원 기자 <chungy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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