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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원〉감독 후루하타 야스오 인터뷰

중앙일보

입력

감독 후루하타 야스오(降旗樣.66.사진)는 66년 데뷔한 이래 38편의 영화를 만들었다. 대중적인 상업영화를 주로 만들어 온 탓에 일본 바깥에는 지명도가 낮은 편. 그러나 "영화를 통해 소외된 인간들에게 힘이 되고 싶다" 는 노감독의 발언에는 연륜만큼이나 힘이 실려 있다.

- '명문 '도쿄대(불문학)를 나와 감독이 됐는데.
"어디 취직할 까 고민하다 도에이(東映)영화사에 들어갔다. 당시 메이저 영화사는 월급이 세 인기가 높았다. 조감독을 8년간 하다 '비행소년요코오' 를 처음 연출했다. 어릴 때부터 영화를 좋아했다. 특히 프랑스 영화를 많이 봤다. 2차대전 발발 전후의 군국주의 시절에는 미국 영화가 들어오지 못했다. 적국이었기 때문이다. 자연히 유럽 영화를 많이 보게 됐다. 쥘리앙 뒤비비에.장 르느와르 감독을 좋아했다. 내 히트작은 70년대초의 '신아바시리 반가이지(新網走番外地)' 라는 영화였다. 6편까지 나온 시리즈 영화로 당시 활발했던 학생운동에 연루됐던 활동가들 이야기, 홋가이도의 변두리 삶 등을 다루었다" .

- 원작 〈철도원〉 의 어떤 점에 끌렸나.
"자기 직업에 인생의 모든 것을 거는 태도, 그것은 영화를 해오면서 내가 느끼는 감정이기도 했다. '철도원' 은 일본의 최근 상황과도 연결돼 있다. 평생 직장의 개념이 흔들리면서 실직자들이 늘었다. 〈철도원〉의 주인공 같은 인물은 점점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그러나 '이 어려운 시기에 그런 인물이 많아야 한다' 는 메시지를 주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 오히려 '벌레처럼 일에만 몰두하는 저런 인생도 가치가 있을까' 하고 반성적으로 봐 주면 더 좋겠다. 하지만 일이 만사가 아니라고 느끼면서도 운명적으로 끌려가는 주인공의 모습에 동정이 생기기도 할 것이다" .

- 다카쿠라 겐과 작업을 많이 했는데.
"그는 2백2편의 영화를 했을 만큼 일본의 국민배우다. 나와는 17편을 같이 했다. 최근 10년간은 거의 은둔 생활을 하다시피 하고 있다. 그 동안 2편 출연했는데 그 중 한 편이 '철도원' 이다. 그는 자기 세계가 확고한 인물이다. TV드라마나 오락프로에 결코 얼굴을 내민 적이 없다. 심지어 시상식장에도 나오지 않는다. 영화인으로서의 그런 신념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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