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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아오르는 칸 영화제] 장동건 "중국 감독과 무협 찍었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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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장동건이 칸에 떴다. 중국을 대표하는 천카이거(陳凱歌) 감독과 호흡을 맞춘 무협 서사시 '무극'(국내 12월 개봉)이 칸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된 것. 12일 세계 영화 배급사를 위해 열린 프로모션 행사에 12분가량의 영상이 상영됐다. 장씨는 처음 본 자신의 작품이 "마음에 든다"고 했다. '무극'은 한국.중국.미국 세 나라가 3000만 달러(약 300억원)를 들여 만든 대작이다. 사랑.액션.팬터지를 결합해 전 세계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한국의 장동건, 중국의 장바이즈(張柏芝), 일본의 사나다 히로유키 등 아시아 스타들을 모아 화제가 됐다.

'패왕별희'로 1993년 황금종려상을 탄 천 감독의 무게감도 만만찮다. 감독은 '친구'에서 보여준 장동건의 강렬하고도 슬픈 눈빛에 반해 캐스팅을 했다는 후문이다. 천 감독은 "장동건이 중국말을 하기 위해 많이 노력했으며, 너무 훌륭한 배우"라고 칭찬했고, 함께 출연한 장바이즈도 "장동건에 푹 빠졌다. 그는 프로고 수퍼스타다. 그를 통해 한국 배우들이 섬세하다는 걸 느꼈다"고 치켜세웠다. 13일 한국 기자들과 만난 장동건도 상기된 표정이었다.

-외국 감독과 작품을 한 적이 있었나.

"처음이다. 이번에 영화를 만들면서 천카이거 감독에게 많은 것을 배웠다. 캐릭터의 아주 섬세한 감정까지 신경을 쓰는 감독이었다."

-살이 많이 빠진 것 같은데.

"'무극' 촬영은 지난해 9월 초에 끝났다. 현재 촬영 중인 '태풍'의 곽경택 감독이 특별히 요구해 일부러 살을 빼고 있다. 난생 처음으로 다이어트를 해서 10kg쯤 뺐다."

-'무극'에서 맡은 역할은.

"보통 사람이 아닌 설국(雪國)에서 온 다른 종족의 인물로 나온다. 빛보다 빠른 발을 가지고 있는 등 능력이 대단하다. 처음에는 그런 사실을 모른 채 노예로 지내다가 뒤늦게 능력을 깨닫는 인물이다."

-촬영 중 어려웠던 점은.

"음식 때문에 고생이 많았다. 베이징에는 한국식당이 많아 괜찮았지만, 오지에서 촬영할 때는 힘들었다. 해발 4000m가 넘는 샹그릴라 지역에서는 호흡이 가빠 계단조차 오르기가 어려웠다. 호텔 방마다 산소호흡기가 있을 정도였다. 고산병이 발생하기 쉬운 곳이다. 달리는 장면이 많아 더 힘들었던 것 같다."

-다른 나라 배우와 함께 연기했는데.

"배우뿐 아니라 스태프 중에도 한국인이 없어 처음에는 낯설었다. 막상 같이 일을 해보니 차이점보다 영화에 대한 열정은 같아 쉽게 친해질 수 있었다."

-감독에 대해 한마디 한다면.

"많은 배려를 해주었다. 아버지같이 느껴졌다."

-한국에서도 화제였던 '태극기 휘날리며'가 11일 프랑스 전역에서 개봉했다는데.

"110여 개 상영관을 잡아 한국 영화 사상 최다 상영관 기록을 세웠고 반응도 좋다고 들었다."

-장동건씨 '눈빛 연기'의 비결은.

"느낌으로 가는 거다."

-앞으로 맡고 싶은 배역은.

"그동안 너무 센 역할만 맡아 앞으로 잔잔하고 따뜻한 감동을 주는 멜로 영화를 하고 싶다."

칸=박경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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