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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자금성 박물관 털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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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중국 고궁박물관(자금성)이 11일 공개한 도난 예술품의 사진. 금·은과 각종 보석으로 장식된 화장품함으로 20세기 초와 중반에 제작됐다. [베이징 AP=연합뉴스]

중국 베이징 자금성(현 고궁박물관)에서 특별전시 중이던 수십억원대의 예술품 도난사건이 발생했다고 AP통신이 11일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홍콩 량이창(兩依藏) 박물관 특별전이 열리고 있는 자금성 동쪽 재궁(齋宮) 전시장에 9일 새벽 괴한이 침입해 전시품 7점을 훔쳐갔다. 특별전에는 주로 20세기에 제작된 서양식 보석 세공품·가구·가방 등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었다. 정확한 피해액은 파악되지 않았지만 도난당한 작품 가운데는 금과 은, 각종 보석으로 장식된 화장함이 포함돼 있어 피해액은 수십억원대에 달할 것이라고 통신은 보도했다. 통신은 “사라진 7점은 개인 소장품으로 홍콩의 금융인인 펑야오후이(馮耀輝)가 소유주”라며 “량이창 박물관 측이 자금성의 보안이 철저할 것으로 믿고 보험을 제대로 들어 두지 않아 큰 손실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사건 발생 뒤 중국 내에서는 국보 등 희귀 문화재 수십만 점을 소장한 자금성의 경비 부실 문제에 대한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자금성의 펑나이언(馮乃恩) 대변인은 11일 기자회견에서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보안 시스템을 새로 점검해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공안은 폐쇄회로TV 화면 등을 토대로 용의자를 지목하고 검거에 나섰다. 경찰은 관람객으로 위장한 범인이 낮시간에 입장한 뒤 숨어 있다가 밤이 되자 전시품을 훔쳐 달아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도난사건 뒤 자금성 일대에는 무장경찰이 배치됐다.

이에스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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