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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색 신호등 어떤가요 … 경찰, 시민에게 물어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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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경찰이 ‘화살표 3색 신호등’에 대한 공청회를 연다. ‘신호등 체계와 같은 국민 생활과 직결된 문제를 일방통행식으로 밀어붙인다’는 지적을 받아들여 여론수렴에 나선 것이다.

 10일 경찰청에 따르면 ‘시민과 함께하는 3색 화살표 신호등 공청회’가 13일 오후 3시30분 서울 미근동 경찰청 본청에서 열린다. 3색 신호등과 관련한 공청회는 지난해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을 개정하면서 열린 적이 있다. 하지만 일반 국민에게 충분히 알리지 않고 이뤄져 형식적이라는 비판이 있었다.

 이번 공청회는 박용훈 교통문화운동본부 대표의 사회로 찬성과 반대 패널이 3명씩 나와 토론을 벌인다. 이후 이를 지켜본 방청객 50~100명이 찬반 투표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찬성 쪽은 황창선 경찰청 교통기획계장과 김진태 연세대 도시공학연구소 교수가 나온다. 이들은 2009년 미국·영국·독일·프랑스·일본 등지로 해외시찰을 다녀왔다. 반대 쪽은 유한태 숙명여대 디자인학부 교수, 이성일 성균관대 시스템경영공학과 교수가 참석한다. 각 패널은 현재 인터넷에서 찬반 토론을 벌이고 있는 네티즌 논객 한 명씩으로 채워진다.

 경찰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표본집단 추출 방식으로 시민 방청객을 선정하기로 했다. 토론 이전과 이후에 설문조사를 하고, 조사 결과를 ‘화살표 3색 신호등’ 존폐 결정에 반영할 예정이다.

 조현오 경찰청장은 ‘화살표 3색 신호등’에 대한 논란이 거세지자 지난 6일 긴급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반대가 압도적으로 많으면 시범운영 기간을 채우는 것도 잘못된 것 아니냐”고 말했다. 9일에는 ‘전국 경찰지휘부 화상회의’에서 “‘이게 옳으니까 국민은 따르라’는 일방통행식 경찰행정은 아니었는지 가슴 깊이 반성한다”고 밝혔다.

 광화문·시청 앞 등 서울 시내 중심부 11곳에서 시범운영 중인 화살표 3색 신호등은 19일이면 도입 한 달째가 된다. 빨간색 좌회전 화살표가 운전자에게 혼선을 주고, 글로벌 스탠더드라는 근거가 부족하며, 경찰이 주장하는 ‘멀리서도 교차로에서 좌회전이 되는지 알 수 있다’ 등의 장점이 부차적·예외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박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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