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지금이 바로 그림을 살 때다”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217호 22면

국내 미술 경매계를 이끌어 온 김순응(58·사진) 전 K옥션 대표가 새로운 미술 관련 회사를 설립했다. 자신의 이름을 딴 ‘김순응 아트컴퍼니’다. 미술 교육과 컬렉션 컨설팅, 마켓리서치, 전시 등 미술시장 전반을 사업영역으로 둔 회사다.

아트컴퍼니 김순응 대표 인터뷰

하나은행 자금본부장 등을 거치며 20년 넘게 금융인 생활을 했던 그는 2001년부터 4년간 서울옥션 대표를 지냈다. 2005년엔 K옥션를 설립해 국내 경매시장에 경쟁 구도를 형성하며 시장의 기반을 다졌다. 4일 만난 그의 사무실 한쪽 벽엔 최근 구입했다는 작품이 걸려 있었다. 가로 130cm, 세로 193cm 크기의 인물화였다. 그는 우선 이 작품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세계적으로 인물화와 큰 그림이 대세다. 중국과 서양의 유명한 작가들은 다 인물을 그렸다. 하지만 한국인들은 그림의 장식성을 고려해 정물이나 풍경을 선호한다. 또 걸어둘 데가 마땅치 않아 큰 그림보다 소품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그 결과 작품이 점점 왜소해지고, 예뻐지고 장식성을 강조하게 된다. 우리도 궁극적으로 해외시장에서 경쟁해야 하는데, 경쟁력 있는 작품을 내수시장이 받쳐줘야 한다.”

-1년 전에 낸 책, 미술시장의 봄여름가을겨울에서 “미술시장은 예상보다 훨씬 더 빠르게 활황을 보일 수 있다”고 전망했는데.
“이미 세계시장은 활황이다. 우리는 곧 따라갈 것이고 지금이 바로 적기(right time)다. 우리나라 시장은 늘 회복은 늦고 침체는 빠른 경향이 있다.”

-중국이 급성장하면서 미술시장에서 아시아가 주목을 받는다.
“2008년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영국·미국 등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오히려 힘을 얻었다. 미술은 돈에 따라 움직인다. 과거 200여 년간 그림 하면 곧 서양화였지만 지금은 중국이 앞장서서 불균형을 깨기 시작했다. 서양 중심의 글로벌 스탠더드에서 벗어나 동서양이 균형을 되찾는 시기다.”

-아시아 어느 국가에 관심을 둬야 하나.
“잘사는 나라이면서 자국의 민족문화에 대한 자긍심이 더해져야 한다. 중국·인도·인도네시아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우리나라 작가의 작품도 포함된다.”

-장기적으로 미술시장을 어떻게 보나.
“신흥 부국이 생기면서 전 세계적으로 부(富)가 커지고 있다. 미국·일본·중국 사람들이 그랬던 것처럼 부자가 된 다음엔 결국 그림을 사게 된다. 누가 그림을 사는지를 보면 돈의 흐름이 보인다. 1990년대 후반엔 할리우드 재벌들이, 2000년대엔 헤지펀드 매니저들이 그림을 샀다. 그리고 지금은 러시아와 중동의 오일 머니가 미술시장으로 들어오고 있다. 새로운 부가 그림을 찾는 것이다. 미술시장의 전망은 밝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