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꾼 장사익 (1949~ )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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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7호 11면

충남 홍성 출생. 명지대 졸업. 1974년 1차 오일쇼크 때 직장을 잃은 후 전파상·노점상 등을 전전하다 어릴 적 듣던 동네 할아버지의 쇄납 소리를 잊지 못해 80년 아마추어 국악단체 ‘한소리회’에 가입, 단소와 피리를 익혔다. 85년에는 대금명인 원장현을 사사했다. 93, 94년 2년 연속 쇄납 연주자로 전주대사습 장원을 따냈다. 46세가 되던 해인 95년 1집 ‘하늘 가는 길’을 발매하며 가수로 정식 데뷔했다. 작은 사진은 2001년 보스턴 팝스오케스트라와 리허설 하는 장면.큰 사진은 2011년 모습.

장사익씨가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보스턴 팝스오케스트라 협연을 하던 2001년, 그를 촬영하게 되었다. 심장에서 뽑아 올린 듯한 그의 목소리는 그야말로 카메라도 녹여낼 듯한 기세였다. 그 목소리에 감동한 나는 그날 이후 장사익씨의 광팬이 되었다. 그때 장사익씨가 들려준 얘기가 있었다. “사진이야말로 가장 겸손한 예술”이라고 했다. 사진 속 피사체인 무대 위 예술가를 한껏 부각시키면서도 정작 사진가는 늘 뒤에 숨어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PORTRAIT ESSAY 이은주의 사진으로 만난 인연

그는 18가지 직업을 전전하다 46세에 가수로 데뷔했다. 18가지 일을 하는 동안은 웃는 일이 없었지만 가수가 된 다음에는 맨날 싱글벙글하게 되었다고 한다. 자신이 하는 일을 즐기게 되니 웃음이 떠날 날이 없고 하루하루가 축복이었다고 말하는 그의 노래 인생이 어언 18년이 되었다. 대표곡 ‘찔레꽃’을 비롯해 베스트셀러 음반을 7장이나 낸 대한민국 최고의 소리꾼이면서도 언제나 ‘겸손하고 편안하며 삶을 긍정하는’ 장사익씨는 노래하는 철학자에 다름아니다.


이은주씨는 1981년 제30회 대한민국미술전람회 사진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국내외에서 개인전을 20여 회 했다. 저서로 사진집 『108 문화예술인』『이은주가 만난 부부 이야기』 등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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