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세계의 문호〉 '찰스 디킨스'편 방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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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는 오는 23일 저녁 8시 20분 방송되는 〈세계의 문호〉 시간에 자본주의 초기 영국 사회의 경제적 모순과 서민들의 밑바닥 생활을 생생히 묘사한 소설가 '찰스 디킨스'의 문학과 삶을 소개한다.

이 시간에는 특히 찰스 디킨스의 전기 작가로 잘 알려진 피터 애크로이드의 시각을 통해 디킨스의 생애와 그의 개인적 경험이 문학세계에 미친 영향 등을 살펴본다.

해군 경리국에 근무했던 하급관리의 아들로 태어난 디킨스는 금전에 대한 관념이 희박했던 아버지 덕분에 소년시절부터 빈곤의 고통을 겪었으며 학교에도 거의 다니지 못했고 12세 때부터 공장에서 일을 했다.

자본주의 발흥기에 접어들던 19세기 전반, 영국 대도시에서는 번영의 이면에 무서운 빈곤과 비인도적인 노동(연소자의 혹사 등)이라는 어두운 면이 숨어있었다. 이러한 사회의 모순과 부정을 직접 체험한 그는 가난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며 15세 때 변호사 사무실의 사환으로 일했고 이듬해는 법원의 속기사, 그리고 신문사의 통신원이 돼 풍속에 대한 견문스케치를 써보내는 일을 했다.

디킨스는 그런 짧은 글들을 모아 만든 단편 소품집 '보즈의 스케치'를 1836년에 출판함으로써 문학가로서의 첫 발을 내디뎠다. 이후 영국 자본주의 사회의 부정과 모순을 생생히 고발한 '올리버 트위스트' '데이비드 코퍼필드' '크리스마스 캐럴' 등 그의 대표작들을 속속 발표해 작가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했다.

1858년에는 20년 이상 함께 살면서 10명의 아이를 낳은 부인 캐서린과 별거하는 정신적인 고통을 겪기도 한 그는 1870년 6월 9일, 일종의 추리소설이라고 할 수 있는 '에드윈 드루드'를 미완성으로 남긴 채 세상을 떠났다.

일부 비평가들은 그의 소설들이 독자들에게 지나치게 영합하려 했으며 감상적이고 저속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지만 각양각색의 인물들로 가득찬 그의 작품에는 고통받는 소시민들에 대한 따뜻한 시각이 곳곳에 배어있어 오늘날까지 사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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