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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이번엔 아가씨가 아저씨 울렸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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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20세 여류기사 박한솔 6단은 지난해 세계대학생대회 우승자. 아버지뻘인 50세 박영진 7단은 부산 지역의 맹장. 박영진은 첫날 여류 팀의 주장 송예슬 6단을 꺾었으나 둘째 날 박한솔에게 패했다. 동네 팬들의 화제를 모으고 있는 여류와 시니어의 대결은 1대1. 박한솔은 9일 임동균 7단과의 대국에서 2연승에 도전한다.


남자와 여자가 핸디캡 없이 싸울 수 있는 종목은 바둑이 유일하다. 꽃 피는 5월은 남자와 여자가 한판 붙는 달. 이색 기전인 제5회 지지옥션배 여류 대 시니어 대결이 그 무대다.

1차 대결은 아마추어 남녀 대결이다. 젊은 여자 기사 8명과 남자 시니어 기사 8명이 연승전으로 대결하는데 여자 팀은 평균 나이 23세고 남자 팀은 평균 나이 55세다. 아무래도 여자가 남자에게 밀리는 현실을 감안해 ‘나이’라는 핸디캡을 마련했다. 말하자면 ‘아가씨와 아저씨의 대결’이 된 셈이다.

지난 2일의 첫판은 부산의 맹장인 시니어 팀의 박영진 7단이 여류 팀의 송예슬 6단을 꺾었고 3일의 두 번째 판에선 지난해 세계대학생대회 우승자인 여류 팀의 박한솔 6단이 박영진의 2연승을 저지했다. 출발부터 팽팽하다. 3국은 9일. 박한솔과 시니어 팀 주장 임동균 7단이 맞붙는다.

 여자 팀은 박한솔 외에 이선아-강다정-김신영-김여원-김지은-김희수로 짜였고 시니어 팀은 임동균-심우섭-김세현-김동섭-김정우-박성균-조민수가 대기 중이다.

프로보다 실력은 떨어지지만 일반 팬과의 접촉은 이들이 훨씬 많아 바둑TV가 중계하는 이 대회는 의외로 인기가 높다. 지난해는 시니어 랭킹 1위이자 광주 아마바둑의 터줏대감인 조민수 7단의 막판 활약으로 시니어 팀 승리. 그러나 올해는 여류 팀도 전력이 더욱 충실해졌다. 전국대회 4회 우승의 여자 아마랭킹 1위 김민정 6단과 연구생 1조 출신의 강다정-김신영 라인이 매우 탄탄해 보인다.

◆프로 대회는 4년 동안 2대2=예고편 격인 아마대회가 끝나면 곧바로 프로들의 성 대결(각 팀 11명)이 이어진다(남자는 만 45세 이상). 1기 대회는 조훈현 9단이 6연승으로 추격했지만 최종전에서 박지은 9단에게 패배하며 여류 팀 우승. 2기 대회는 박지은이 3연승으로 추격했지만 양재호 9단에게 져 시니어 팀 우승. 3기 대회는 안관욱 8단이 6연승으로 시니어 팀 우승을 이끌었고 4기 대회는 조훈현 9단이 루이나이웨이-조혜연 9단을 꺾으며 최종전까지 몰고 갔지만 박지은 9단에게 져 여류 팀이 우승했다. 2대2 상태에서 올해는 중간 평가가 내려질 텐데 과연 우승팀은 어디일까.

 새로 발표된 5월 랭킹을 보면 여자기사와 시니어 기사 통틀어 랭킹이 가장 높은 기사는 조훈현 9단(32위). 여자 삼총사인 루이나이웨이(70위)-박지은(79위)-조혜연(84위)이 그 다음이고 서봉수 9단은 85위, 최규병 9단은 94위다.

젊은 여자기사들은 100위 바깥에 포진하고 있고 그건 시니어도 마찬가지다. 다만 여자기사들은 젊어서 계속 상승세이고 시니어 기사는 점차 하락세다. 여자 팀 우세를 점칠 수 있다. 한데 변수가 하나 생겼다. 올해는 시니어 팀에 딱 45세가 된 유창혁 9단(45위)이 합류했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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