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도박' 폐해심각-지난해 100만달러 유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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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의 인터넷 도박 사이트를 통해 지난해 100만달러가 넘는 외화가 해외로 유출되는 등 사이버 도박의 폐해가 심각한 사회문제가되고 있다.

이들 도박 사이트에 수십만명의 국내 네티즌들이 교육청을 포함한 전국의 관공서와 학교, 기업체, 은행 등의 인터넷 전용선을 통해 접속, 포커와 블랙잭, 슬롯머신 등 각종 사이버 도박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청 사이버 수사대는 19일 인터넷상에 개설된 불법 도박 사이트 14개를 적발하고 이들 사이트를 운영해온 김모(23.무직.서울 중랑구 면목동)씨 등 4명에 대해 도박개장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4월 미국의 한 사이버 카지노 업체와 계약을 하고 도박 프로그램을 공급받아 `골든 카지노'' 등 4개의 불법 도박 사이트를 개설.운영하면서 국내 네티즌들을 상대로 3억여원(27만달러)의 이익을 낸 뒤 외국업체로부터 수익 배당금 6천여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다.

경찰은 사이트 운영자들이 외국업체로부터 국내에서 올린 수익금의 10∼25%를 배당금으로 받아온 사실을 역추적한 결과 지난해 4월부터 지금까지 14개 사이트에서만 100만달러가 넘는 외화가 신용카드를 통해 외국으로 유출된 것으로 추정했다.

이들 도박 사이트들은 하루 평균 접속 건수가 4천여건에 달하고 200명 이상이 도박을 하기 위해 프로그램을 다운로드 받는 등 지난해 4월이후 지금까지 14개 사이트에서 도박을 해온 국내 네티즌은 20만명이 넘을 것으로 경찰은 추산했다.

또 접속자료를 분석한 결과 접속자 중에는 전국의 시.도청, 교육청, 금융기관, 공기업, 초중고교, 사관학교 등 인터넷 전용선이 설치된 관공서와 기업체 직원들이 망라돼 사이버 도박이 사회 전체에 광범위하게 만연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경찰은 이들의 사이버 카지노 홈페이지 개설 및 관리가 국내의 유명 인터넷 서비스업체를 통해 이뤄진 것과 관련, 이들 업체들이 불법 도박 사이트 개설을 묵인.방조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국내 사이트를 거치지 않고 외국 사이버 카지노에 직접 접속해 도박을 해온 네티즌과 유출된 외화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현재로선 이들의 사이버 도박을 막을 방법이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