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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극장서 열리는 '오페라 축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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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의 거품을 걷어내자" 국내 오페라단들이 누구나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소극장용 작품을 대거 무대에올리는 오페라의 향연을 펼친다.

국립오페라단과 민간오페라단 연합인 한국소극장오페라연합회가 공동으로 오는 2월 3일부터 28일까지 국립중앙극장 소극장에서 공연하는 '제2회 소극장 오페라 축제'가 그 무대다.

'소극장 오페라 축제'는 소규모 작품들을 동시에 공연함으로써 국내 오페라계를 활성화하고, 일반 관객이 친숙하게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

올해에는 국립오페라단 단원들로 구성된 국립오페라스튜디오와 함께 코믹오페라단, 오페라무대 신, 음악친구들, Kammer Oper 21, 예울음악무대, 서울오페라앙상블 등 6개 민간오페라단이 참가한다.

이들이 무대에 올릴 오페라는 2시간 이상 공연되는 기존 오페라보다 공연시간(약 1시간 가량)이 짧고 무대나 오케스트라 등의 규모도 작게 만들어진 작품 8편. 국내 초연작 위주로 같은날 두 편씩을 연이어 선보이는 이색 방식으로 무대에 오른다.

먼저 국립오페라스튜디오가 3∼6일 첫 무대를 장식할 작품은 홍연택의 「성춘향을 찾습니다」와 오르프의 「현명한 여인」이다. 10년전 국내에서 초연됐던 「성춘향을 찾습니다」는 물질문명에 물든 각박한 세상 속에서 '참 사랑'의 의미를 그린작품으로, 작곡가 홍연택이 직접 지휘를 맡아 장수동 연출에 소프라노 배기남, 테너장보철, 바리톤 유상훈, 메조소프라노 방현희 등이 출연한다.

또 국내 초연작 오르프의 「현명한 여인」은 한 농부의 딸이 절대 권력을 이용한 임금의 폭력 앞에서 현명하게 대처해 나가는 과정을 통해 이 시대를 해학적으로 풍자한 코믹 해피엔딩 오페라. 신예 정성수와 최명신이 지휘와 연출을 맞고 소프라노 이병렬, 바리톤 김범진 등이 무대에 선다.

두번째로 무대(9∼13일)에 오를 로시니의 「친자확인소동」(코믹오페라단)과 「세빌리아의 이발사」(오페라무대 신)는 오페라에 코믹한 연극적 요소를 가미한 색다른 작품들.

「친자확인소동」(박영민 지휘, 이호현 연출)은 기발한 아이디어로 부모의 결혼허락을 받아내는 두 젊은이의 끈질긴 노력과 재치로 관중들을 폭소의 도가니로 몰아넣을 만한 정통 희가극이며, 「세빌리아의 이발사」(윤상운 지휘, 박경일 연출)는기존 작품의 레치타티보(이야기식 노래)를 대사로 처리하고 성악가와 연극배우가 함께 무대에 서는 '드라마틱 오페라'를 시도한다.

「친자확인소동」에는 소프라노 권혜영, 테너 우영훈 등이, 「세빌리아의 이발사」에는 소프라노 안은영, 테너 이중운 등이 출연할 예정이다.

이어 16∼20일 공연될 로시니의 「도둑의 찬스」(음악친구들)와 모차르트의 「사랑의 정원사」(Kammer Oper 21) 는 여러 쌍의 남녀가 실수와 오해, 혼란의 과정을 거듭하다 결국 자기 사랑을 찾는 해피엔딩 코믹 오페라. 「도둑의 찬스」는 김정수지휘, 이소영 연출에 소프라노 김혜진, 테너 이관순, 바리톤 성기훈 등이, 「사랑의 정원사」는 강기성 지휘, 유희문 연출에 소프라노 조윤정, 테너 강낙영 등이 출연한다.

이밖에 24∼28일에는 조르다노의 「5월의 마리아」(양진모 지휘, 이범로 연출)와 로시니의 「비단 사다리」(김흥식 지휘, 최지형 연출)가 축제의 피날레를 장식한다.

이전 작품에선 18명 가량의 소규모로 편성된 코리안심포니가 반주를 맡는 데 반해 「5월의 마리아」와 「비단 사다리」는 오르간 크기의 전자악기인 엘렉톤 4∼6대가 한 조를 이뤄 반주하는 이색적인 시도를 하게 된다.

관객들이 좀더 친숙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모든 작품을 우리 말로 공연하며, 참가한 성악가나 스테프 중에서 가장 주목받은 사람을 시상하는 '서울 오페라상'도 도입된다.

공연시간 평일 오후 7시, 토요일 오후 3시·7시, 일요일 오후 4시. 공연문의 ☎2274-1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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