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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벌이 잘했다기보다 본인 문제… 심리적 안정 찾는 게 급선무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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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데이, 오피니언 리더의 신문"

“왜 경쟁 무대에 다시 돌아왔습니까.”
모스크바 세계선수권대회 기간 김연아에게 외신 기자들이 가장 많이 던졌던 질문이다. 김연아는 그 때마다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인생의 목표는 이뤘지만, 나만의 연기와 나만의 캐릭터를 팬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고 답했다. 이번 대회 팀 리더인 고성희 대한빙상경기연맹 이사는 “지난 시즌까지는 대회를 나설 때마다 김연아에게서 어떤 긴장감이 느껴졌다. 하지만 올 시즌 그에게는 여유가 넘친다. 마음 편하게 자신의 스케이트를 타는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김연아는 13개월만에 다시 선 대회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르지 못했다. 물론 라이벌들도 뚜렷한 하향세를 보였다. 아사다 마오(21·일본 주쿄대)는 ‘톱 랭커’의 자리에서 완전히 내려왔다. 그가 주무기로 내세웠던 트리플 악셀은 이제 그의 발목을 잡는 올가미가 됐다. 29일 쇼트프로그램에서 그는 트리플 악셀 점프에서 2.09점밖에 챙기지 못했다. 그 동안은 뛰어올라 착지만 하면 꽤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었지만, 올 시즌부터 바뀐 채점제에서는 정확한 점프가 아니면 감점폭이 훨씬 더 커진다.

이번 대회 우승자 안도 미키(24) 역시 내리막이다. 기복이 큰 편은 아니지만, 예술성이 모자라고 특징이 없어 일정 수준 이상의 점수를 받지 못한다. 현장에서 경기를 지켜본 피겨 관계자는 “안도도 정점에서 내려왔다. 기술도, 체력도 예전만 못하다”는 의견을 조심스레 냈다.
이에 따라 김연아가 당분간 경쟁 무대에 남을 가능성이 커졌다. 계속해서 대회에 나선다면, 김연아의 눈은 2014년 소치 올림픽을 향하게 된다. 만일 김연아가 다음 올림픽에 또 나선다면, 러시아에서는 15세 동갑내기인 아델리나 소트니코바와 엘리자베타 툭타미셰바가 경쟁자가 될 것이다.

전문가들은 “소트니코바나 툭타미셰바는 점프나 연기력이 수준급이다. 올림픽이 열릴 러시아 출신이라는 점도 상당히 유리하다. 하지만 아직 성장기라서 잠재력을 꽃피울지, 중간에 무너질지 예측하기 힘들다”며 “김연아가 지금 기량을 유지한다면 또 한 번의 금메달도 어려운 일이 아니다”라고 입을 모은다.

김연아에게 현재 가장 필요한 것은 실패의 아픔을 잊고 심리적 안정을 찾는 것이다.

모스크바=온누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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