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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실대, 베트남에 ‘교육 수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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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베트남 호찌민시 ‘숭실대 IT센터’에서 숭실대 관계자들이 베트남 학생들과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김광용 IT센터장, 박종순 재단 이사장, 김대근 총장, 임원식 동문회장, 김근배 경영대학장. [숭실대 제공]


22일 베트남 호찌민시 호찌민산업대에서 만난 람비엣둥(32). 그는 지난해 4월부터 호찌민산업대와 숭실대가 공동운영하는 MBA(경영학 석사) 과정을 밟고 있다. 두 대학 경영대 교수들이 절반씩 가르치는 2년 과정의 학비는 6000달러(약 640만원). 베트남 근로자의 평균 월급이 200~300달러여서 매우 비싼데도 95명이 수강 중이다. 올해 입학 대기 중인 인원만 수십 명이다.

호찌민산업대 보프억떵 대학원장은 “대만·벨기에 대학과도 MBA 과정을 하는데 숭실대 프로그램이 특히 인기”라며 “베트남도 전쟁을 많이 치렀는데 학생들이 한국이 전쟁 후 어떻게 발전했는지 궁금해한다”고 말했다. 람비엣둥은 “숭실대는 영어뿐 아니라 베트남어로도 번역한 교재를 만들어주고 수업 때도 동시통역을 해줬다”며 “한국 대학의 MBA를 거치면 베트남에 진출한 삼성·LG 같은 기업 취업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숭실대와 호찌민산업대는 MBA 과정을 올해부터 하노이·호찌민 외에 다낭캠퍼스로 확대하고, 금융·관광경영 과정을 추가하는 협정을 맺었다.

 한국 대학이 해외로 ‘교육 수출’에 나서고 있다. 114년 전 미국 선교사가 한국에 선진교육을 전파하려고 세운 숭실대가 동남아에서 교육사업을 펼치는 게 대표적이다. 숭실대는 베트남에 교육법인을 만들고 IT 교육사업에도 뛰어들었다.

 23일 호찌민시 꽝쭝소프트웨어시티. IT 분야 특화단지인 이곳에는 인도 대학 건물 등이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 숭실대는 지상 7층, 연면적 8300㎡ 규모의 ‘숭실대 IT센터’ 문을 열었다. 베트남에 진출한 국내 기업이 매입한 뒤 교육공간으로 제공했다. 지난해까지 무료 IT 교육을 했으나 베트남 학생들에게 수강료를 받는 교육기관으로 탈바꿈한다.

 김광용 IT센터장(숭실대 전산원장)은 “한국 중소기업이 해외에서 고급 인력을 구하느라 애를 먹는다”며 “센터가 현지 기업과 연계해 맞춤형 인력을 공급하고 종업원 재교육도 담당하는 허브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숭실대는 IT센터를 단과대로 확대하기 위해 베트남 정부에 인가를 신청했다. 베트남 학생들은 숭실대에서 1∼2년간 교환학생으로 공부하게 된다. 김대근 숭실대 총장은 “학생들이 한 학기 동안 해외에서 봉사나 인터십을 하면 학점을 받는데 동남아 교육거점을 적극 활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호찌민=김성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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