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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와인 컨슈머 리포트] ‘1만~2만원대’ 호주 와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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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제5회 와인 컨슈머 리포트의 주제는 ‘1만~2만원대 호주 와인’이다. 호주는 세계 4위의 와인 수출 국가다. 생산량의 80% 가량을 수출한다. 호주의 와인 재배 역사는 구대륙에 비하면 짧지만 우수한 양산형 와인을 내놓고 있다. 맏형 격인 제이콥스 크리크(Jacob’s Creek)는 전 세계 70여 개국에 수출된다. 하루 소비량은 200만 잔(추정치)에 달한다.

시음에 참여한 엄경자 소믈리에는 “가격 대비 좋은 와인으로 흔히 칠레 와인을 생각하는데 호주 와인도 그에 못지않은 실속을 갖췄다”고 말했다.

이수기 기자

지난달 29일 서울 서초동 와인나라 아카데미에서 제5회 와인 컨슈머 리포트를 위한 시음 평가가 진행됐다. 이번 시음 평가에는 총 87종(15개 수입사)의 1만~2만원대 호주 와인이 대상에 올랐다. 레드가 57종, 화이트가 25종, 스파클링 와인이 5종이었다. 이날 시음에는 와인 전문가인 피에르 메틀랭과 오미경 홈플러스 바이어, 엄경자·박현진·상민규 소믈리에 등 와인 전문가 20명과 일반 애호가 10명 등 총 30명이 시음단으로 참가했다. 이들 시음단 외에도 일반인 40명으로 구성된 참관단이 평가 과정을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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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형 브랜드들의 각축장=이날 시음회에선 옐로 테일(Yellow Tail)과 울프 블라스(Wolf Blass), 펜폴즈(Penfolds) 같은 대형 브랜드의 강세가 뚜렷했다. 대형 브랜드일수록 일정 수준 이상의 품질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대중성을 겸비한 제품이 많은 덕으로 풀이된다. 또 호주 와인 시장에서 대형 브랜드가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큰 것도 한 이유로 보인다. 기존 평가에서 스파클링 와인이나 화이트 와인처럼 가벼운 맛의 와인들이 상위 등수에 들었던 것과 달리 이번 평가에서는 레드 와인들이 초강세를 보였다. 1위를 차지한 ‘옐로 테일 카베르네 소비뇽 2010’은 부드러운 맛과 신맛이 조화를 이루는 와인으로 찬사를 받았다. ‘Yellow Tail(노란 꼬리)’은 다리와 꼬리에 노란 무늬가 있는 캥거루의 일종이다. 와인을 만든 카셀라(Casella) 가문은 1950년대 초 호주로 이주한 이래 3대째 현지에서 와인을 생산 중이다. 와인나라 아카데미 김새길 부원장은 “레드 와인이지만 끝맛이 부드럽고 달콤해 누구나 즐길 수 있다”고 평했다.

 2위는 ‘레드 어스 카베르네 소비뇽 2008’이 차지했다. 이탈리아 출신 이민자들이 만들어 구대륙의 전통과 신대륙 와인의 도전정신을 잘 배합했다는 평가를 받는 와인이다. 전현모 소믈리에는 “매우 부드럽고 마시기 편한 와인으로 연세가 드신 어른들도 좋아할 만하다”고 말했다. 3위에는 ‘앨리스 화이트 카베르네 소비뇽 2009’가 올랐다. 검은 베리류의 향이 풍부한 와인으로 입안을 채우는 묵직함이 무기다. 대형 브랜드인 ‘울프 블라스 화이트 라벨 카베르네 메를로 2006’이 4위에 올랐다. 울프 블라스는 호주의 대표 와인 업체 중 하나다. 특히 여러 빈티지의 와인을 섞는 블렌딩에 강해 ‘블렌딩의 달인’이란 별명으로도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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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위는 ‘옥스퍼드 랜딩 시라즈 2008’이다. 1849년 영국인 양조가인 새뮤얼 스미스가 설립해 160여 년 동안 가족경영을 하면서 이어져 온 와이너리다. 김정민 소믈리에는 "잘 익은 열매 향이 굉장히 매력 있고 뒤에 남는 여운도 다른 와인보다 길다”고 평했다.

 6위는 ‘펜폴즈 로손스 리트리트 시라즈 카베르네 2008’과 ‘누간 카베르네 소비뇽 2009’가 공동으로 차지했다. 펜폴즈(Penfolds)는 150년 역사를 가진 호주의 대표 와인 생산자로 호주 최고의 와인 중 하나로 평가받는 그랜지(Grange)를 만들었다. 김정민 소믈리에는 "균형감이 좋은 와인으로 당장 마시기에 편안하고, 부담감이 없어 좋다”고 말했다. 누간은 와인은 물론 질 좋은 올리브유와 주스 등도 생산한다. 8위는 ‘옐로 테일 메를로 2008’이 차지했다. 김효진 소믈리에는 "여자들이 좋아할 만한 와인으로 부드럽고 크리미한 맛이 난다”고 말했다. 9위에는 화이트 와인으로는 유일하게 ‘아이 스파이 샤르도네 2008’이 올랐다. 풋사과의 상큼한 향과 미네랄 향이 적절한 조화를 이룬 상큼한 와인이다. 블랙 체리 등 잘 익은 검은 과일과 삼나무 향이 특징인 ‘그랜트 버지 88 카베르네 소비뇽 2008’은 10위를 차지했다.

  제6회 와인 컨슈머 리포트 주제는 3만~4만원대 칠레산 와인이다. 몬테스 알파나 1865처럼 소비자들에게 널리 알려진 유명 와인들이 평가 대상이다.

호주 와인=18세기 말 시작된 호주의 와인 재배는 정부가 와인 생산자들에게 1990년대부터 각종 지원책과 세금 감면 혜택을 주면서 크게 늘었다. 남부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의 바로사 밸리 등에 2000여 개 와이너리가 있다. 기업형 와인그룹이 호주 전체 생산량의 80%를 차지한다. 인수합병을 통해 몸집을 키워 대중성과 품질을 두루 갖춘 와인을 만들어내는 사우스코프 와인즈(South corp Wines)와 포스터 그룹(Foster’s Group), 컨스털레이션 와인즈 오스트레일리아(Constellation Wines Australia), 올랜도 윈담(Orlando Wyndham) 등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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