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하는 초등생 영어공부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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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는 자기주도학습 습관을 기르는데 유용한 과목 중 하나다. 과목 특성상 조금씩 매일 꾸준하게 학습하는 태도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뚜렷한 계획 없이 의욕만 가진 채 시작했다가는 중도에 포기하기 일쑤다. 집에서 자기주도적으로 계획을 세워 영어를 공부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알아봤다.

 위예진(서울 개포초 4)양은 지난달 교내 영어듣기대회에서 96점을 받았다. 지난해 이맘때 치렀던 성적보다 16점이나 오른 점수다. 강의식으로만 이뤄지던 영어학원을 그만두고 자기주도학습관으로 옮긴 뒤얻은 성과다. 위양은 “강의식 수업일 때는 주위 친구들이 떠들고 선생님과 오랜 시간 대화하기도 어려웠다”며 “혼자 집중해서 공부한 뒤 모르는 부분은 선생님과 일대일로 수업하니까 시간 낭비가 적다”고 말했다.

 매일 정해진 분량을 스스로 공부하다보니 공부하는 습관도 자리잡았다. 허승현(서울 양전초 3)군은 매일 치르는 단어시험에 재미를 붙였다. 허군은 “조용한 분위기에서 단어를 몇 번 써내려가다 보면 저절로 외워진다”며 “매일 한 시간씩 영어를 공부하는 습관을 가지면서 성적도 많이 올랐다”고 말했다.

 집에서도 조금만 신경쓰면 자기주도학습관과 유사한 학습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튼튼영어 마스터클럽 김형찬 연구원은 “영어는 학문이기 전에 하나의 언어이기 때문에 영어에 흥미를 가지고 생활화하는 훈련이 필수”라며 “가정에서도 듣기와 말하기를 통해 영어 노출량을 늘리는 시간을 꾸준히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집에서 영어를 공부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은 목표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외교관과 같은 장래희망을 이루기 위해 영어를 공부하겠다는 장기목표부터 2년 내에 토셀(tosel)같은 특정 영어인증시험의 일정점수를 취득하겠다는 식의 단기목표도 좋다.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학생을 격려하기 위한 방법도 있다. ‘100시간 노트’는 처음 자기주도학습을 시작하는 초등학생에게 효과적인 도구다. 자기주도학습을 1시간할 때마다 100칸으로 나눠진 노트의 한칸에 스티커를 붙이거나 도장을 찍어 칸을 채워갈 때의 성취감을 아이들에게 느끼게하는 방식이다. 3개월 정도 꾸준한 자기주도학습을 유지하게 되면 100칸의 노트에 모든 스티커가 빼곡히 차게 돼 아이들이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목표가 설정되면 매일 영어에 노출되는 시간을 배정한다. 초등학생의 경우 하루 1시간에서 1시간 반 정도면 적절하다. 영어교재를 듣고 따라 말하거나 재미있는 영어애니메이션을 자막없이 보는 식의 계획을 세운다. 매일 10분씩 책을 읽으면서 자기목소리를 직접 녹음하고 들어보는 활동도 발음실력을 향상시키는데 효과적이다.

 영어 일기를 매일 쓰는 것도 방법이다. 처음 영어일기를 시작할 때는 매일 쓰기 보다 1주일에 3~4회 정도 학생 수준에 맞는 분량으로 도전해 보는 것이 좋다. 초등 고학년은 영어일기쓰기를 습관화하면 작문실력을 향상하는데 유용하다. 영어로 주제를 생각하고 학습한 문법을 재정리하며, 일기를 통해 학습한 어휘를 자기화하는 과정을 통해 부담스러운 영어글쓰기가 친근해지게 된다.

 김 연구원은 “분량과 주기를 조절해 가며 학생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가족과 아이가 각자 영어 일기를 써보고 서로 다른 생각들을 비교해 보는 것도 아이가 흥미를 가질 수 있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사진설명] 영어 과목은 매일 꾸준히 지속해야 하는 특성상 자기주도학습법을 습관화하는데 유용하다. 한 자기주도학습관에서 초등학생들이 영어를 공부하고 있다.

<이지은 기자 ichthys@joongang.co.kr 사진="김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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