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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 희망을 연기하는 라이벌 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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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아사다 마오가 일본 대지진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리본을 가슴에 달고 연습하는 모습. [모스크바=연합뉴스]

‘피겨 퀸’ 김연아(21·고려대)와 아사다 마오(21·일본 주쿄대)가 ‘나라를 위해 뛴다’는 공통된 테마로 세계선수권대회에 나선다. 이들 동갑내기 라이벌은 올 시즌 연기에 ‘희망의 메시지’를 듬뿍 담았다.

 김연아는 이번 시즌 프리 스케이팅 배경곡으로 ‘오마주 투 코리아’를 골랐다. 아리랑을 비롯한 전통 음악을 새롭게 편곡한 곡이다. 김연아는 “그동안 성원해주신 팬에게 고마운 마음을 담은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김연아가 선전을 다짐하는 이유는 또 있다. 2018년 겨울올림픽 개최에 나선 강원도 평창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다. 김연아는 대회가 끝나면 곧바로 5월 18~19일 스위스 로잔에서 열리는 후보 도시 브리핑에 나선다. 또 7월 6일 남아공 더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의 개최지 선정 투표에 참석해 평창의 겨울올림픽 유치에 적극적으로 힘을 보탤 예정이다.

김연아는 “평창 홍보대사로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해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 도움을 주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에 우연치 않게 ‘오마주 투 코리아’를 선곡하게 됐다. 여러 가지로 잘 맞는다. 평창 유치 홍보대사로서 뛴다는 생각이다. 하나의 짐이 더 얹어졌지만 그 어느 때보다 마음 편하게 뛰겠다”고 다짐했다.

 아사다는 대지진으로 시름에 빠진 일본에 희망을 전하기 위해 뛴다. 아사다는 대회 기간 동안 일본 선수들과 함께 지진 피해 복구 성금을 모금할 예정이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일본 선수들 재킷에는 ‘다시 태어나는 일본. 우리는 항상 당신들과 함께한다’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5월에는 아사다를 비롯한 일본 피겨 스타들이 자선공연도 펼칠 예정이다. 아사다는 지난 26일(한국시간) 인터뷰에서 “훌륭한 연기를 펼쳐 일본 국민에게 힘을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모스크바=온누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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