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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기업-대학·연구소 기술개발 손잡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외국 기업과 국내 대학.연구단체간 손잡기가 늘어나고 외국기업들의 한국 우수 두뇌 유치도 활발해지고 있다.

한국을 아시아의 생산 거점으로 삼아 안정적인 기술개발을 노리는 외국기업들이 산학(産學)협동을 강화하고 나섰다.

경희대학교 조정원(趙正源)총장과 한국IBM 신재철(辛在哲)사장은 지난해 12월 전자상거래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산학협동 조인식을 가졌다.

한국IBM은 경희대에 중대형 서버 컴퓨터와 전자상거래 개발 장비를 지원하고, 경희대는 올 1학기부터 인터넷에서 가상기업 구축을 위한 실습강좌(경영과 컴퓨터)를 개설하기로 했다.

모토로라 반도체통신도 11일 한양대학교와 손잡고, 대학내 자동차 전자제어 연구소에 자동차용 전자제어 시스템의 개발을 요청했다.

대신 모토로라는 20만달러 어치의 개발장비와 10만달러의 초기 지원금을 비롯, 앞으로 10년동안 해마다 3만달러씩을 연구소에 지원하기로 했다.

일본계 전자업체인 한국 후지쯔는 경희대의 대학정보시스템을 구축하는 연구개발 작업에 나섰다.

한국 후지쯔가 2억4천만원 상당의 데이터베이스 구축시스템인 '재스민' 을 경희대에 기증하고 학사.행정시스템과 가상 대학시스템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한국IBM 신사장은 "국내 대학을 지원함으로써 기업의 이미지를 높이고 우수한 정보통신 인력을 안정적으로 수혈받는 잇점이 있다" 고 말했다.

대학 입장에서도 자본.기술을 지원받아 부족한 연구비를 보충할 수 있는 '윈-윈게임' 이어서 외국기업과의 제휴에 적극적이다.

외국기업들이 국내 연구기관에 신기술 개발을 위탁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한국 P&G는 지난해부터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17만달러를 지원해 '신규생물 고분자 생산기술개발' 프로그램을 진행중이다.

KAIST는 이밖에도▶광(光)증폭기 통신필터 개발▶반도체 제조장비의 지능화 등 모두 12개 프로젝트를 외국계 기업으로부터 의뢰받아 개발하고 있다.

포항공대도 다국적 농약업체인 노바티스 등 외국 기업으로부터 7건(약 80만달러 규모)의 기술개발을 의뢰받았다.

포항공대 연구진흥팀 김영삼 대리는 "국내 대학의 연구수준이 높아지면서 최근 기술연구 개발을 위탁하는 외국 기업이 늘고 있다" 고 설명했다.

이밖에 한국 IBM이 이화여대.대전 우송대.한동대.동명정보대학 등과 전자상거래 분야의 협약을 맺어 산학협동망을 전국으로 확대했다.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코리아도 서울대.한양대.부산대 등 국내 6개 대학과 디지털 신호처리 칩이나 통신장비 반도체 개발을 위한 산학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한국의 우수 두뇌를 확보하기 위해 인재를 키우는 외국계 기업도 눈에 띄고 있다.

BMW 코리아는 지난해부터 독어.영어가 가능한 국내 대학 재학생 2명을 선발, 독일 본사에서 6개월동안 인턴사원으로 근무토록 하는 'BMW 인턴장학제도' 를 시행 중이다. 근무 성적이 우수하면 BMW에 우선 채용의 기회가 주어진다.

BMW코리아의 김효준 부사장은 "우수 인재를 발굴해 적성을 확인하고 실무에 바로 적응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한 제도" 라고 설명했다.

독일의 전기.전자업체인 씨멘스도 국제 학생교환 프로그램에 따라 최근 서강대와 산학협력 계약을 맺고 대학원생 7명을 독일 본사에 보냈다.

이들은 독일에 체류하면서 한달동안 독일어 집중 연수를 받은 뒤 5개월동안 인턴사원으로 씨멘스의 여러 부서에서 각자 전공에 맞는 업무를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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