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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 납치’ 억대 요구 … 서울 명동 한밤 수색 소동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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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경찰이 모자(母子)가 납치됐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으나 조사 결과 어머니의 자작극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6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에 사는 주부 이모(33)씨와 아들 신모(4)군이 납치됐다는 신고가 일산경찰서에 접수됐다. 이씨가 휴대전화로 남편에게 ‘나와 아들이 납치됐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이씨가 타고 나갔다는 은색 신형 그랜저 차량을 수배했다. 이씨의 행적이 경찰에 포착된 것은 이날 오후 7시40분쯤이었다. 서울 남대문 부근에서 휴대전화 통화를 한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이어 오후 9시30분쯤 이씨 남편의 휴대전화로 ‘1억5000만원을 몸값으로 달라’고 요구하는 문자메시지가 들어왔다.

 경찰은 인근에 있던 경찰관 50~60명을 모두 동원해 이씨 모자의 행방을 탐문하던 중 명동 인근의 한 특급 호텔 투숙객 명부에서 이씨의 이름을 확인했다. 오후 11시쯤 경찰관들이 권총 을 겨눈 채 객실 문을 따고 들어갔다. 그러나 납치범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당시 이씨 모자는 침대에서 잠이 든 상태였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의 조사 결과로는 남편에게서 돈을 받기 위해 꾸민 자작극으로 보인다”며 “보다 구체적인 내용은 추가 조사를 벌여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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