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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기가 왜 우는지 이 기계에 물어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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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1 아이쿠 프리모사운드와 블랙세트. 유모차 덮개 양쪽에 스피커가 장착돼 있다. 2 와이 크라이 미니.

학원강사 오종혁(32)씨는 요즘 스마트폰으로 4세 아이에게 영어 동요를 들려주고 있다. 호기심에 육아용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 이하 앱)을 내려받아 사용해 봤는데 곧잘 따라 부르기 시작했다. 이제는 스마트폰의 터치 스크린도 알아서 척척 조작한다. 이런 아이들을 일명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 세대’라고 부른다. 2001년 미국의 교육학자 마크 프렌스키가 처음 제시한 개념으로 태어나면서부터 디지털 환경에 익숙해 PC·휴대전화·인터넷·MP3 같은 디지털 기기 사용이 일상이 된 세대다. 부모 또한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만큼 육아와 교육에도 영향을 미쳐 이들을 겨냥한 기기와 앱이 다수 출시되고 있다.

 독일의 유모차 브랜드 아이쿠(I’coo)가 판매하는 ‘프리모사운드(78만5000원)’가 눈에 띈다. 스피커 시스템이 장착된 유모차다. MP3플레이어와 휴대전화 등을 연결해 외출해서도 손쉽게 아기에게 음악이나 영어 동화 등을 들려줄 수 있다. 유모차 차양막 안쪽에 스피커가 장착돼 있어 기기와 연결만 하면 된다.

 태블릿PC의 대표주자인 아이패드도 학습 보조 기구로 인기를 끌고 있다. 아이패드용 별자리 앱인 ‘스타 워크(4.99달러)’는 가장 인기 있는 천문학 앱 가운데 하나로, 현재 위치에서 볼 수 있는 별자리와 우주를 입체적이고 환상적으로 보여준다. 유아용 그림책의 베스트셀러를 전자책으로 옮긴 ‘구름빵(5.99달러)’은 그림이 화려하고 한글과 영어를 모두 지원해 교육용 앱으로 인기가 높다.

 학습지 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JEI재능교육은 새로운 방식의 외국어 학습도구 ‘재능 스스로펜(19만6000원)’을 출시했다. 영어·중국어·일본어 교재에 펜을 갖다 대면 펜 내부에 장착된 스피커가 그 부분의 내용을 원어민 음성으로 들려준다.

 학습용이 아닌 순수한 출산·육아 목적의 신종 디지털 기기와 앱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레띠즈코리아의 ‘와이 크라이 미니(4만9000원)’는 아기 울음의 원인을 분석하는 기계다. 아기가 우는 원인을 배고픔·지루함·불편함 등 다섯 가지 유형으로 구분해 아기 상태를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해준다. 아기 울음의 크기·주기·음높이에 따라 우는 이유가 다르다는 원리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최근 삼성서울병원이 출시한 앱 ‘삼성 아기수첩(무료)’은 아기 사진을 바로 육아일기에 옮길 수 있도록 제작했다. 다양한 육아 지식이 수록돼 있음은 물론이다. 미즈메디 병원의 ‘마이엔젤(무료)’은 출산예정일 체크는 물론 임신 기간별로 증세·예방법 등 의학적 도움말을 들을 수 있다. 자신의 혈압·체중·사진 등 임신 기간의 기록을 작성해 넣을 수도 있다.

 유아들이 디지털 기기나 앱을 사용하도록 할 때는 지켜야 할 점이 있다. 전문가들은 4세 이후의 어린이가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는 시간은 하루 30분을 넘기지 않는 것이 좋고, 아이가 사용할 앱이나 콘텐트는 부모가 반드시 사용해보고 골라줘야 한다고 충고한다. 신생아의 경우 아직 시력이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화려한 영상은 두 돌 이후가 적당하다고 한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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