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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 밀린 ‘위기의 e-메일’ 진화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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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일러스트=강일구]


e-메일이 처음 등장한 건 1971년이다. 미국의 컴퓨터 프로그래머인 레이 톰린슨이 근처에 있는 다른 컴퓨터에 메시지를 보내는 데 성공하면서부터다. PC와 초고속인터넷의 확산으로 이제 e-메일은 현대인의 주요 소통도구가 됐다. 지난해 이런 e-메일에 강력한 경쟁자가 나타났다. 페이스북·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다. e-메일은 직장이나 학교에서 공식 업무를 처리하는 데 쓰고, 친구들과의 개인적인 연락은 SNS나 인스턴트 메시지를 이용하는 경우가 더 많다. 이런 시대 흐름에 맞춰 e-메일도 변신을 시작했다. 메일 용량을 대폭 늘리고 타사 e-메일까지 한눈에 볼 수 있게 하는 등 통합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발돋움하고 있는 것이다.

e-메일이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 1 야후 e-메일에선 친구들이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 업데이트한 내용을 볼 수 있다. 2 구글 G메일에선 친구와 영상 채팅을 할 수 있다. 3 네이트는 초기화면에서 메일·쪽지 내용을 미리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4 네이버 e-메일에선 보내는 사람이 받는 사람의 메일 읽는 시간을 지정할 수 있다.

e-메일에서 SNS도 확인=야후는 자사 e-메일을 경쟁사 서비스에 적극 개방하는 방안을 내놨다. 야후 메일로 친구들이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 업데이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또 메신저와 e-메일을 통합해 메일 화면에서 메신저 친구들과 온라인 채팅을 할 수도 있게 했다. 야후코리아 김봉균 이사는 “이제 e-메일은 다양한 신기능을 갖춘 첨단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라고 말했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네이트 초기화면의 로그인 영역 하단에 ‘커뮤니케이션센터’를 배치해 놨다. 여기 들어가면 메일뿐 아니라 쪽지와 메신저(네이트온) 대화 내용까지 한번에 확인할 수 있다. 일정과 주소록, 가계부 관리도 통합해 놨다.

 저장용량 경쟁 후끈=SK컴즈는 지난해 11월 메일 용량을 기존 2기가바이트(GB)에서 30GB로 확 늘렸다. 메일함을 사실상 ‘개인 온라인 저장장치’로 활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다음커뮤니케이션도 한메일 용량을 10GB로 늘렸다. 대용량 첨부파일의 보관 기간도 기존 7일에서 30일로 확대했다. 또 ‘다음 클라우드’라는 별도의 인터넷 저장 창고를 만들어 문서·사진·동영상 등을 20GB까지 저장해뒀다 필요한 때 꺼내 쓸 수 있게 했다. 이에 견줄 만한 서비스가 네이버의 ‘N드라이브’다. 이 역시 최근 30GB로 용량을 늘렸으며, 조만간 콘텐트 편집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다.

 기능도 업그레이드=최근 네이버는 e-메일에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더했다. 보내는 사람이 받는 사람의 메일 읽는 시간을 지정할 수 있는 ‘시간 설정’ 기능을 추가한 것. 메일을 쓰는 시간과 읽는 시간 간의 차이로 보내는 사람의 마음이 충분히 전달되지 못하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다. 메일을 보내기 전 주요 내용을 다시 한번 검토할 수 있는 ‘검토 후 발송’ 기능, ‘보내기’ 버튼을 누른 뒤 5~10분간 발송을 미뤄 한 번 더 생각할 기회를 주는 ‘발송 후 대기’ 기능도 만들었다.

 구글 G메일의 경우 새로 ‘말로 쓰는 서비스’를 내놨다. 음성입력 버튼을 누르고 쓰고자 하는 내용을 말하면 텍스트 창에 바로 입력된다. G메일에서 바로 친구에게 전화를 걸거나 음성·영상 채팅을 나눌 수도 있다. e-메일에 색깔 라벨을 붙여 분류하거나, 편지함을 복고풍 메모장 스타일이나 캐릭터 장식 스타일 등 30여 개 테마를 활용해 취향대로 꾸밀 수도 있다.

박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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