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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가족이 매일 똑같은 비타민 먹으시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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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포토]

‘영양소를 골고루 먹자’. 의사들이 추천하는 장수비결이다. 2008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은 하루에 필요한 영양소의 89%만을 섭취한다. 단백질(육류·어패류)과 인(곡류)은 권장량보다 많이 먹지만, 칼슘·칼륨·철·티아민·비타민B2·비타민C 등은 부족하다. 특히 청소년과 노인·여성은 권장량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여성 2명 중 1명은 철·비타민B2·비타민C 부족이었다. 채소와 과일 섭취가 줄고, 인스턴트 식품과 외식이 늘어난 탓이다.

그러다 보니 건강기능식품을 찾는 사람이 많다. 우리나라 여성의 40%, 남성의 29%가 영양보충제를 복용한 경험이 있다. 하지만 지나친 것은 모자람만 못하다. 철분이 많으면 혈액이 끈끈해져 심장질환과 암을 일으킬 수 있다. 지용성 비타민A·D·E·K가 축적되면 독성반응이 나타난다. ‘비타민 주치의’로 불리는 강남베스트클리닉 이승남 원장은 “오메가 3·글루코사민과 같은 영양제를 식탁에 두고 함께 먹는 가족이 있는데 같은 영양제 한 알도 사람마다 영향이 다르다”고 말했다. 최근 한국인에게 필요한 영양소를 성별·연령별로 맞춤 설계한 종합건강기능식품(CJ 닥터뉴트리 등)이 출시되고 있다. 영양소도 이젠 내게 맞는 처방이 필요하다.

눈 많이 쓰는 수험생, 비타민 A·빌베리 섭취를

초·중·고생은 급성장 시기다. 신체를 발달시키고, 골격을 만들기 위해선 성장을 돕는 비타민과 미네랄 섭취가 필수다. 대표적인 영양소가 칼슘이다. 여기에 칼슘 섭취를 돕기 위해 비타민D를 추가한다. 비타민C·E도 뼈와 연골조직·근육을 강화한다.

 피로한 눈과 시력 저하를 위해선 비타민A·루테인·아스타잔틴·빌베리가 좋다. 루테인은 금잔화의 노란색, 아스타잔틴은 새우의 빨간색에서 나온다. 빌베리는 블루베리와 비슷한데 색이 더 진해 항산화 효과가 뛰어나다. CJ식품연구소 김상현 수석연구원은 “빌베리 추출물은 눈 혈관과 망막상피세포의 긴장을 완화해 눈의 피로도·흐릿함·충혈·건조함을 줄인다”고 설명했다.

 주의가 산만한 아이는 마그네슘에 칼슘을 더하면 안정되고 숙면을 취한다. 사춘기에는 과다 분비된 피지가 모낭을 막아 여드름이 난다. 이럴 땐 시금치·브로콜리·당근·고구마에 든 비타민A가 도움이 된다. 또 아연은 피부세포의 성장과 회복을 돕는다.



밀크시슬, 술에 찌든 간 해독기능

이대목동병원 가정의학과 심경원 교수는 “20~30대는 음주·흡연·야근·회식 등 불규칙한 생활습관 때문에 건강이 의외로 취약하다”고 말했다. 스트레스가 심할 때는 균형 잡힌 식사가 좋다. 영양소로는 비타민C가 혈압을 낮추고,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을 줄인다. 비타민 B6는 기분을 좋게 하는 호르몬 세로토닌을 만들어 진정시킨다. 녹차에 미량 함유된 테아닌도 뇌에서 알파파 발생을 늘려 긴장을 풀어준다. 테아닌 함량은 4월에 수확한 녹차(우전)가 가장 높다.

 이승남 원장은 “술자리가 많다면 비타민C·B, 밀크시슬이 좋다”며 “술에 레몬즙을 짜서 마셔도 피곤이 덜하다”고 말했다. 엉겅퀴 식물인 밀크시슬은 식품의약품안전청이 간의 해독기능과 간세포 보호·재생 효과를 인정한 기능성 성분이다. 담즙 흐름에도 도움을 준다.

 젊은 여성이라면 몸 속 코엔자임Q10을 늘려보자. 유해산소로부터 세포를 보호해 노화를 늦춘다. 또 혈액순환을 원활히 해 손발을 따뜻하게 하고 혈압·혈당을 낮춘다. 코엔자임Q10과 마그네슘은 편두통을 줄여준다. 여성은 생리로 빈혈에 걸리기 쉽다. 철분과 엽산·비타민B12를 보충한다. 피부미인이 되고 싶다면 쌀겨·곤약에 든 세라마이드를 먹는다. 피부 수분을 더하고 증발을 막는다.

중년 남성 전립선 건강엔 라이코펜·쏘팔메토

중년 이후엔 영양제 하나도 신중하게 골라야 한다. 이승남 원장은 “부족한 영양소를 채우는 데 그치지 말고 발생 가능성이 높은 질병을 고려해 예방하라”고 말했다. 고혈압·고지혈증·협심증 등의 위험이 따르므로 철분을 포함하지 않은 제품이 좋다. 심장과 혈액순환에 오메가3가 좋으나, 항응고제를 복용하고 있다면 출혈 위험이 있으므로 의사와 상의한다. 비타민B·E는 혈관을 깨끗하게 해준다.

 중년 남성은 40대부터 전립선이 커지기 시작한다. 전립선에는 토마토의 라이코펜이 좋다. 라이코펜은 음낭과 전립선의 손상을 억제하고 조직을 보호한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톱 야자열매의 추출물인 쏘팔메토로 전립선 비대증을 개선한다. 이외 아연이 많은 호박씨·해바라기씨·통곡류를 먹는다.

 폐경증후군에 시달리는 중년 여성은 여성호르몬을 더해주면 증상이 개선된다. 김상현 연구원은 “콩과 두유에 많은 이소플라본을 섭취하면 신체 내에서 에스트로겐과 같은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50세 이상 3명 중 1명이 골다공증이므로 칼슘과 비타민D를 더한다. 이 두 가지를 장기간 보충한 노인 여성은 낙상 위험을 46%까지 줄일 수 있다. 마그네슘은 피로를 풀고 불면증을 해소시킨다.

이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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