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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워너-AOL 합병 파장

중앙일보

입력

미국의 거대 복합 미디어그룹인 타임 워너와 최대 인터넷 그룹인 아메리카 온라인(AOL)의 10일 합병 발표는 미국 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 합병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미국 경제와 정부는 물론 전세계에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두 거대 그룹의 합병사실이 알려진 직후 최근 들어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던 첨단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0일 하루 상승폭으로는 최대인 167.04 포인트(4.30%)가 오르며 4,049.66 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현재 두 거대 그룹간의 합병은 별다른 문제 없이 미 규제 당국의 허가를 받을 것으로 보이지만 전례없는 최대 규모의 복잡한 기업합병 허가에 있어 허가권자인 미 법무부가 과거에는 고려하지 않았던 새로운 분야까지 검토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음은 합병에 따른 각계의 반응과 전망이다.

미 상원 법사위원회 소속의 패트릭 레이히 상원의원은 10일 ''미디어를 통한 컨텐츠 제공업이 최근의 인터넷 혁명을 유발시켰다''면서 ''따라서 각각 자신의 분야에서 최대 규모인 두 기업의 합병은 필연적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합병 과정에서 주의할 점은 합병의 규모와 향후 파장을 고려해 두 그룹이 신중한 자세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제럴드 레빈 타임 워너 회장은 합병발표 직후 ''종합 엔터테인먼트 그룹인 타임 워너와 인터넷 그룹인 AOL 자산들의 종류는 성질상 서로 확연히 다르다''면서 ''따라서 두 그룹의 합병이 법률 규정에 위배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레빈 회장은 합병 발표 직후 ''두 그룹의 사업 분야들은 보완적으로 겹치는 부분이 없다''고 설명하면서 ''본인이 알기로는 과거에는 이런 식으로 서로의 사업을 보완하는 합병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경제 분석가들은 10일 두 그룹의 합병이 이뤄지더라도 기존의 타임 워너 주식이 AOL의 주식처럼 급상승하는 일은 없고 오히려 과거보다 더 많은 등락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프루덴셜의 볼페이 기술 그룹의 찰스 밀러드 이사는 ''타임 워너 주식은 급성장하는 인터넷 시장에 끼어든 미디어 주식''이라면서 ''AOL이 폭발적인 잠재력을 지닌 인터넷 관련 우량기업인 반면 타임 워너는 향후 (상대적으로) 별다른 성장을 할 가능성이 없어 보이는 기업''이라고 말했다.

실례로 지난해 AOL의 주가는 지난주 종가를 기준으로 할 때 95.6%나 상승했지만 타임 워너 주식은 단지 16.5% 상승하는 데 그쳤다.

유럽의 경제 전문가들은 10일 미 언론 회견에서 두 기업의 합병이 통신, 정보, 인터넷과 연관된 전세계의 미디어 업계에 지각변동을 유발시킬 엄청난 사건으로 앞으로 유사한 합병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어터 앤 그린우드사(社)의 사이먼 베이커는 ''이번 두 그룹의 합병은 이질적 성격의 인터넷 서비스 업체와 미디어 공급 업체의 합병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면서 시너지 효과를 통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앞으로도 유사한 합병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 독일 은행의 경제 분석가는 ''소문만 무성했던 합병이 실제로 일어났다''면서 ''합병을 통해 탄생하는 기업은 앞으로 종합 엔터테인먼트 그룹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독일 주식시장의 DAX 지수도 10일 합병 소식에 힘입어 174.96 포인트 상승한 6천955.92 포인트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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