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고] ‘여자 마라톤의 전설’ 웨이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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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마라톤의 전설’ 그릿 웨이츠(사진)가 사망했다. 57세.

 AP통신은 20일(한국시간) 노르웨이 출신의 마라토너 웨이츠가 6년간의 암 투병 끝에 오슬로의 한 대학병원에서 눈을 감았다고 보도했다. 중장거리 육상선수로 뛰었던 웨이츠는 1975년과 76년 3000m 세계 기록을 잇따라 세우며 이름을 날렸다. 그러다 남편의 지도를 받아 78년 뉴욕 마라톤에 출전하면서 마라톤에 첫발을 들여놓았다. 이 대회가 마라톤 풀코스(42.195㎞) 첫 도전이었지만 2시간32분30초의 기록으로 당당히 우승을 차지했다.

 83년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첫 세계육상선수권 대회에서도 마라톤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듬해 LA 올림픽에서는 은메달을 따냈다. 이후 86년 런던 마라톤, 88년 스톡홀름 마라톤에서 우승한 데 이어 데뷔 무대였던 뉴욕 마라톤에서 9번째 월계관을 쓰고 은퇴했다. 그는 2005년 암 판정 이후에도 “병마와 싸워서 충분히 이길 수 있다”며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암 투병 기간 웨이츠를 지켜본 스베인 한센 노르웨이 육상연맹회장은 “ 여자도 마라톤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최초의 여성”이라고 말했다.

장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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