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정부 "연구개발비 늘려라" …대기업들 '성의표시' 고심

중앙일보

입력

주요 그룹들이 지난해 말 확정한 2000년 투자계획 중 연구개발(R&D)부문 투자 규모를 늘리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전경련 관계자는 9일 "현대.삼성 등 주요 기업들이 최근 정부로부터 R&D분야에 대한 투자를 더 늘려달라는 요청을 받은 것으로 안다" 면서 "대기업들은 지난해말 확정했던 투자재원 배분을 재검토하고 있다" 고 말했다.

재계는 정부의 이같은 입장이 최근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양적인 사업확장 우려' 발언과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 보고 사업확장을 위한 투자부문을 R&D투자로 돌리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전경련은 오는 13일 회장단 회의에 서정욱(徐廷旭) 과학기술부 장관을 초청, 강연을 듣기로 하는 등 기업의 올해 투자재원 배분 문제 등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徐장관은 이날 전경련 회장단에 연구.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투자규모를 더 늘려 줄 것을 당부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는 올해 투자액 6조5천억원 중 R&D 분야에 2조1천억원(전체의 32%)을 투입할 예정이며, 삼성은 9조1천억원 중 2조8천억원(30%)을 연구개발비로 책정했다.

LG는 총투자액 6조5천억원 중 1조5천억원(23%)을, SK는 3조원 중 3천억원(10%)을 연구개발 분야에 투입키로 지난해 말 확정했다. LG 관계자는 "이미 확정한 투자계획을 바꾸기가 쉽지 않다" 면서 "그러나 신기술.신제품 개발이 기업의 운명을 좌우하는 만큼 R&D 부문에 대한 인력보강과 투자비 확대를 검토 중" 이라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주요 그룹들은 경기가 회복되면서 올해 R&D 투자 규모를 지난해보다 적게는 1천억원에서 많게는 7천억원까지 늘려 잡았다" 며 "그러나 매출액 대비 투자비중은 5%를 밑돌고 있어 외국 주요기업의 10~20%에 비해 미미한 수준" 이라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