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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수의 해피톡톡] 온 가족을 위한 따뜻한 섹션 ‘행복동행’에 초대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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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수
행복동행 에디터

“엄마, 도대체 이걸 얼마나 더 퍼담아야 해요? 힘들어 죽겠어요.” “그냥 썩게 놔두면 되는 거 아냐? 신발이 다 더러워졌잖아.”

지난달 12일 오후 서울숲에서였습니다. 초등학생인 두 아들 녀석이 쉴 새 없이 불평을 쏟아댔습니다. 엄마인 제 직권으로 가입한 용산구 건강가정지원센터의 가족봉사단에서 처음으로 함께 봉사활동에 나선 날이었습니다. 곳곳에 발목이 푹푹 빠지도록 쌓여있는 낙엽들을 갈퀴로 한 자리에 모은 뒤 다시 커다란 비닐 포대에 눌러담는 일이었습니다. 그렇게 모은 낙엽은 월드컵공원으로 보내져 꽃밭의 비료로 이용된다고 합니다.

사실 초보 봉사자인 제게도 쉽지 않았습니다. 먼지와 땀 범벅이 된 아이들은 언제 끝나느냐, 다음 번에도 이런 일을 해야 하느냐며 투덜댈 뿐이었습니다. 다른 가족들 보기가 민망할 정도여서, 일단 자전거 타기와 햄버거 등의 ‘보상’을 약속하며 달래야 했습니다.

그런데 그날 저녁 아이들 일기장을 보고 기가 막혀 웃었습니다. ‘힘은 들었지만 마음이 정말 뿌듯해 열심히 했다’는 겁니다. 요 봐라, 쬐끄만 녀석들이 남이 읽을까봐 이렇게 포장을 하네. 빈정대는 엄마에게 큰 아이가 억울한 듯 대꾸합니다. “피이, 아까는 정말 힘드니까 짜증이 났지. 그래도 뿌듯한 마음이 들긴 들었다구요.”

빙고~! 아이들과 함께 할 만한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어렵사리 찾아낸 보람이 있었나 봅니다. 아이들은 어른이 방향만 좀 잘 잡아주면 금세 이렇게 스스로 길을 찾아갑니다.

‘행복동행’ 섹션 에디터를 맡기로 했을 때 맨 먼저 떠오른 건 솔직히 제 아이들이었습니다. 끔찍한 뉴스가 끊이지 않는 요즘 세상에, 아이들에게도 맘놓고 읽히면서 함께 따뜻함을 느끼고 더불어 사는 삶에 관해 이야기해볼 수 있는 섹션을 만들고 싶습니다. 기업사회공헌 트렌드나 사회적 기업 등, 전문가들이 눈여겨 볼 만한 내용도 쉽고 재밌게 풀어서 말입니다.

특히 틴틴면의 글은 최대한 아이들 눈높이에 맞추려고 합니다. 하지만 아마 어른들이 읽고 느낄 게 더 많을 겁니다. 이번 호의 해남 땅끝마을 아이들 기사가 그렇습니다. 부모의 무관심과 폭력에 상처 입었거나 장애를 가진 가난한 아이들이지만, 몇 백원의 간식비와 교통비를 차곡차곡 모아 더 어려운 아이들을 돕겠다는 천사들 얘기입니다.

또 환경면에는 우리 아이들에게 보다 온전한 세상을 물려주기 위한 노력들을 담겠습니다. 이번에는 중국과 몽골의 사막화를 막기 위해 우리나라 대학생 봉사자들이 나무를 심는 현장에 행복동행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무엇보다 일상 속에서 충분히 따라해볼 수 있는 나눔 방법들을 열심히 발굴하겠습니다. 4면의 ‘나눔 앱’ 기사를 읽고 실제로 그 앱들을 다운받아 실천해보는 이들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읽을 수록 행복한, 실천할 수 있어 더 행복한 이야기들을 나누고자 합니다.

김정수 행복동행 에디터

김정수 에디터는 : 중앙일보 생활부·문화부·사회부 등에서 가족문제와 보건복지 분야를 주로 취재해 왔습니다. 연세대 행정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 석사학위를 받았고, 육아연구와 생명공동체 운동을 결합시키고 있는 경원대 세살마을 연구원의 연구교수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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