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주가관리 팔걷어

중앙일보

입력

새해들어 주요 기업들이 주가 관리에 본격 나서고 있다.

현대그룹은 올해 금강산사업 등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증자가 불가피한 현대아산 등 일부 계열사를 제외하고는 증자를 최대한 자제키로 했다. 정몽구(鄭夢九)회장은 신년사에서 "주주 이익 및 기업가치를 극대화시켜야 한다" 고 강조했다.

삼성그룹은 올해 계열사의 경영평가 기준으로 경제적부가가치(EVA.투입자본 대비 수익비율) 등 일반 경영사항을 70%, 주가를 30% 배정했다.

주가를 주요 평가지표로 삼겠다는 것이다. 삼성은 또 ▶각종 사업 결정 때 주주권익 보호를 우선하고 ▶종업원 스톡옵션(주식매입선택권)을 적극 도입키로 했다.

삼성 구조조정본부 관계자는 "주가는 현재의 기업가치와 미래의 성장성 등을 투자자들이 어떻게 보고 있는지가 복합적으로 반영된 수치" 라며 "미국도 기업순위를 매길 때 총자산.매출 대신 시가총액 기준으로 바뀌는 추세" 라고 말했다.

교보생명의 경우 지난 3일 시무식에서 조승현 사장이 "올해를 주주가치 극대화의 해로 삼겠다" 며 "주가가 목표만큼 오르지 못하면 자진 사퇴하겠다" 고 밝혔다.

교보는 또 '새천년 주주에 대한 결의' 를 통해 올해 당기순이익의 30%와 시가기준 정기예금 이자중 큰 금액으로 배당을 실시하겠다고 약속했다.

LG상사.삼성물산 등 종합상사들이 최근 잇따라 인터넷사업 추진 발표를 한 것도 주가에 호재가 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SK상사의 경우 지난해 11월 종합 인터넷사업을 벌이겠다고 발표한 직후 1만원대이던 주가가 1만9천원대까지 올랐다.

삼성전관.현대중공업.SK(주) 등 대형 상장사들은 기관투자가 등을 상대로 기업설명회(IR)를 잇따라 열고 있다.

자사주 매입도 크게 늘어 한달 평균 10건 안쪽이었던 자사주 매입 공시가 지난해 12월에는 30여건에 이르렀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