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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정밀 관측위성 '아리랑 2호' 본격 개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해상도 1m에 도전한다''

지난해 12월 미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성공리에 발사돼 우리나라 인공위성 자력개발시대의 막을 연 아리랑 1호에 이어 새해부터 아리랑2호(다목적실용위성2호·KOMPSATⅡ) 의 개발이 한층 가속화될 전망이다.

미국이 최근 발사한 아이코누스위성에 필적하는 아리랑 2호는 정찰위성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초정밀 관측위성의 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외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해상도 1m란 가로.세로 1m의 대상을 하나의 점으로 인식할 수 있는 정도. 이 수준이면 한강다리를 지나는 자동차 대수는 물론 차종류가 버스인지 승용차인지를 구분해낼 수 있다. 따라서 현재 아리랑2호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은 카메라(MSC) 개발사업이다.

아리랑 2호의 주목적이 지상관측이기 때문에 위성의 성패자체가 카메라의 반사경과 렌즈의 정밀도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소 카메라개발팀의 백홍열박사는 "1m급의 해상도라면 반사경 표면의 굴곡 오차가 0.00003㎜ 이하라야만 한다" 고 말한다. 빛의 파장이 0.0006㎜인 점을 감안하면 어느 정도의 정확도를 요구하는지 알 수 있다. 아리랑 1호에 탑재된 해상도 6.6m의 카메라에 비해 제작기술적 난이도도 40배에 이른다.

2천282억원을 투입, 오는 2003년 말 발사예정인 아리랑2호의 주 목적은 ▶국가안보에 필요한 한반도 정밀영상정보 수집 ▶획득영상을 농경, 산림, 도시계획등의 국토개발과 환경감시 및 지리정보시스템등의 공공복지에 이용하는 것 등이다.

그러나 해상도면에서 `보고싶은 것''은 웬만큼 다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한층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리랑2호가 발사되면 한반도 주변에 대한 사진 정보를 외국에만 의존하던 시대가 막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아리랑 2호의 우주궤도는 지상 685㎞. 이 정도 고도에서 1m 이하의 해상도로 지상을 관측할 수 있는 카메라를 만들 수 있는 나라는 미국.러시아.독일 등 열 손가락이 채 못된다. 해상도 1m는 미 보안당국이 위성 카메라 기술의 수출을 막는 마지노선이기도 하다.

한편 MSC사업은 아리랑1호 때와 마찬가지로 해외기술 구매방식으로 추진된다.협력업체로는 이스라엘의 엘롭(ELOP) 사가 선정됐다. 엘롭사는 설계 및 부품 제작을 맡고 항우연은 조립과 시험을 실시하게 된다. 예산으로는 600억원(해외기술구매료 약 500억원,한국과학기술원의 국산화비용 약 40억원,아리랑2호 총괄주관기관인 한국항공우주연구소의 사업관리비 약 60억원) 이 투입될 예정.

위성 카메라는 우주환경에서 견뎌야하기 때문에 특수재질로 만들어진다. 렌즈는 사파이어, 반사경은 지로더 등이 쓰인다. 보통 유리는 아주 단단하기는 하지만 온도변화나 우주방사선 등에 의해 표면에 미세한 왜곡이 생길 수 있다. 근본원인은 유리가 액체인 탓.

무게 800㎏인 아리랑 2호의 반사경은 지름 60㎝. 길이 1m50㎝ 가량의 카메라에 부착돼 위성과 결합된다. 카메라 렌즈부분에 맺힌 상을 전자적으로 바꿔주는 시스템이 들어간다. 이 전자시스템은 피사체 모습을 전자신호로 바꾼 다음 실시간으로 화상신호를 지상국에 보내준다.

백홍열박사는 "3차원 입체정보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산세등 지형까지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게 큰 장점"이라면서 "해상도 1m가 가능해지면 특히 교량, 도로,건물의 상세한 위치파악이 가능하기 때문에 지리정보시스템이 진가를 발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아리랑2호는 해상도 4m의 칼라영상도 가능해 바닷물의 색깔을 통해 적조 등 환경오염정도를 측정할 수 있고 농작물의 색깔을 보고 병충해 여부를 알아낼 수 있어 농업,임업,해양,자원탐사 등에 실질적인 혜택을 줄 수 있다.

항공우주연구소의 유장수 위성사업부장은 "아리랑2호가 성공을 거두면 우리나라는 위성산업에서 세계 3-4위를 넘보는 중국 수준으로 도약하게 될"것이라면서 "해상도 1m이하는 외국에서 기술을 전수받을 수 없어 다음에는 국내 기술로 해상도 50㎝등에 도전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활동수명이 3년으로 예상되는 아리랑 2호는 미국의 위성제작회사인 TRW사가 설계한 아리랑 1호와 달리 우리나라가 주도적으로 위성체의 설계와 제작 등을 맡고 단지 외국회사로부터는 자문만을 받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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