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출근날 Y2K 문제 없어

중앙일보

입력

새 밀레니엄 첫 출근일인 3일 정부 각부처와 공공기관등은 연휴기간중 Y2K 문제와 관련, 우려했던 상황이 발생하지 않은 데 대해 안도하면서도 향후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하느라 긴장을 풀지 못했다.

각 기업체와 대학, 병원 등지에서도 첫 출근한 직장인들이 불안한 마음으로 컴퓨터를 켰다가 별다른 문제가 생기지 않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도 업무가 본격화될 경우 어떻게 될 지 모른다며 신중한 모습이었다.

42개 중앙행정기관과 16개 시.도 및 교육청 등 행정분야의 Y2K 상황을 총괄하는 행자부 비상대책반은 이날 오전 10시 현재 전국적으로 아무런 문제도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했다.

대책반은 그러나 이날이 Y2K 발생 여부를 가름짓는 중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전국 297개 기관에 대해 5천419개 컴퓨터시스템의 이상 작동 여부 점검결과를 오후1시까지 1차로 보고토록 하는 등 촉각을 곤두세웠다.

국방부도 지난 2일 오후 2시를 기해 `Y2K 이상무''선언을 했으면서도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판단에 따라 4일 오후 5시까지 비상체제를 유지키로 했다.

비상대책반 관계자는 "주요 무기체계와 지휘통제체계, 통신망 등은 실시간 모니터링 결과 아무런 이상이 없으며, 가동중단 시켰다가 재가동한 정보체계와 의료장비등도 정상가동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포공항을 운영하고 있는 한국공항공단은 일단 공항내 모든 시설에 대해서 Y2K사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으나, 이날부터 정상근무가 시작되고 항공기의 운항편수들이 늘어남에 따라 잔뜩 긴장한 채 점검 작업을 벌였다.

공항공단 3층에 설치된 Y2K합동비상대책반에는 전날 낮 12시 전임자들과 교대한 직원 11명이 밤샘근무로 눈이 충혈된 상태에서 점검에 여념이 없었으나 직원들은 "지금까지 Y2K 문제가 전혀 발생하지 않은 것은 지난 2년여동안 고생을 하며 준비를 해온 결실"이라며 자신감에 찬 모습이었다.

노창승 합동대책반장은 "일단 지방 16개 공항을 포함해 전국 공항의 모든 시설이 Y2K 사고로부터 안전한 것으로 입증됐다"며 "그러나 운항편수를 대거 줄였던 외항사들이 오늘부터 편수를 늘리거나 정상운항함에 따라 과부하로 인한 사고발생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출입국관리소, 세관 등 공항내 상주기관들도 이날까지 Y2K대책본부를 운영하며, 한국공항공단측과 수시로 연락을 취하는 등 Y2K 대비에 긴장감을 늦추지 않았다.

서울시 비상대책본부 직원들도 지하철, 상하수도 등 중점 관리대상인 시의 주요행정서비스는 일단 Y2K문제가 없는 것으로 지난 1일 0시 직후 확인됐지만 체육시설관리사업소 등 일부 산하기관이나 중소기업 등 민간분야의 Y2K문제는 최소한 내일 오전까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에 따라 각종 전산 시스템의 이상여부를 예의주시했다.

대책본부의 실무책임을 맡아 연휴기간내내 근무를 한 배경률 시 정보화기획단장은 "주요 행정서비스에 아무 문제가 발생하지 않아 그 동안의 대비작업이 일단 성공한 것으로 평가된다"면서 "그러나 민간분야 등의 Y2K문제에 대해서는 내일오전까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병원과 대학, 기업체 등도 우려했던 문제들이 전혀 발생하지 않은 데 대해 안도하며 밝은 분위기속에 시무식 행사를 가졌다.

신촌 세브란스 병원은 연휴기간 Y2K 문제가 전혀 발생하지 않자 24시간 교대근무로 편성한 비상대책반을 이날 오후 5시까지만 운용하고 해체키로 했으며 서울대병원에서도 이날 정상적으로 진료와 수술, 응급치료 등이 이뤄졌다.

서강대와 이화여대,연세대 등 각 대학들도 전산 시스템에 아무런 장애없이 각종증명서 발급 업무가 정상적으로 진행되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구랍 31일부터 전체 직원의 10%인 1천1백여명으로 구성된 `Y2K 비상대책반''을 가동시켰던 제일제당 직원들은 출근 하자마자 개인별 PC를 열고 Y2K 상황을 점검했으나 별다른 문제점을 찾지 못했으며, 아시아나항공, 금호석유화학, 금호타이어 등이 입주해있는 서울 중구 공평동 아시아나빌딩 관계자들은 Y2K 사고가 없는 것으로 확인되자 차분한 분위기속에 덕담을 나누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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