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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지능형 자동차 허브로 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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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4일 대구시 달성군 구지면에서 열린 ‘ITS(지능형교통시스템) 기반 지능형 자동차 부품 시험장’ 기공식 모습. [대구시 제공]


지난 4일 대구시 달성군 구지면 화산리에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 김연창 대구시 정무부시장과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 등 각계 인사 700여 명이 모였다. ‘ITS(지능형교통시스템) 기반 지능형 자동차 부품 시험장’의 첫 삽을 뜨는 자리였다. 대구시 이상현 기계자동차과장은 “지능형교통시스템을 갖춘 시험장은 아시아에서 처음 건립된다”며 “지능형 자동차 부품 연구에 없어서는 안 될 시설”이라고 말했다.

  대구를 지능형 자동차 부품 산업 도시로 만들려는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지능형 자동차 개발에 필수적인 시험장 건설이 시작됐고 관련 부품 개발을 위한 지역 업체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험장 조감도. [대구시 제공]


 시험장은 38만4965㎡에 들어선다. 974억원이 투입되며 2013년 2월 완공 예정이다. 시험장에는 최고 속도 204㎞까지 주행할 수 있는 고속주행로가 만들어진다. 차량간 통신으로 앞차의 가속과 감속 정보를 미리 파악해 추돌을 막는 시험 도로도 있다. 여러 대의 차량이 스스로 주행할 수 있는 국제 표준 규격의 곡선도로도 설치된다. 눈길을 끄는 것은 차량-도로 연계시험 교차로다. 신호등·폐쇄회로TV(CCTV) 등과 연계해 교차로나 커브길에서 자동주행이 가능한 시설이다. 시는 시험장의 생산유발효과가 연간 3939억원(2015년 기준)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또 현재 독일 등의 70% 선인 지능형 자동차 기술 수준을 2015년이면 90%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과장은 “시험장이 대구를 아시아의 지능형 자동차 부품 산업 허브로 만드는 기반 시설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맞춰 지능형 자동차 부품과 운행시스템 개발도 활발하다. 한 지역 업체는 유리창에 쌓인 눈을 곧바로 제거할 수 있는 와이퍼시스템을 개발해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차량이 자동으로 감속하거나 교차로 진입 때 다른 차량을 인식해 충돌을 피하는 등의 운행시스템 개발도 추진되고 있다. 이 같은 부품과 시스템은 시험장에서 테스트를 거쳐 자동차에 장착된다.

  시가 이 분야에 주목하는 것은 자동차 부품 산업이 발달해서다. 대구에는 기계·금속 등 자동차 관련업체(10인 이상 기준·2009년)가 1521개 있다. 전체 제조업체 2869곳의 53%다. 이들 업체가 만들어 내는 부가가치는 3조9000억원으로 전체의 55.4%에 이른다. 부품업체들은 현대·기아·도요타(일본)·GM(미국) 등에 부품을 수출하고 있다. 자동차 부품이 섬유를 대체할 주력 산업으로 떠오른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도 2014년까지 지능형 자동차 시스템 기술개발 사업 등에 677억원을 지원한다.

  대구경북자동차부품진흥재단의 이선봉 전무(계명대 기계자동차공학과 교수)는 “대구는 지능형 자동차 부품을 개발할 수 있는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다”며 “이 분야에 집중 투자하면 얼마든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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