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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면 블랙’ 1조 수출 꿈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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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대표 라면 브랜드인 농심의 ‘신라면’이 출시 25년 만에 프리미엄 제품을 내놓는다. 세계 시장을 염두에 두고 개발한 제품이다. 이름하여 ‘신라면 블랙’. 버버리나 휴고 보스 같은 명품 업체들이 프리미엄 제품에는 ‘블랙’을 뒤에 붙이는 것을 본떴다.

농심에 따르면 설렁탕 한 그릇을 만들 때 필요한 분량의 쇠뼈 성분을 라면 한 봉지에 넣었다. 값은 기존 신라면의 약 두 배를 받을 예정이다. 국내에는 15일 출시하고, 수출은 다음 달 중 시작한다.

 글로벌 소비자들에게 인기인 맵고 얼큰한 맛을 유지하면서 한국 고유의 ‘보양식’ 개념을 더했다. 농심 해외사업본부장 홍두화 상무는 “요즘 글로벌 식품 수출은 제품이 아니라 문화를 파는 구도”라며 “해외에서도 인지도를 얻은 ‘신(辛)’ 브랜드에 우골(쇠뼈)을 위주로 한 한국의 보양식 문화를 합쳤다는 스토리를 담아낸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쇠뼈 말고도 표고버섯과 우거지 등의 고급 재료를 더했다. 탄수화물과 지방, 단백질의 비율은 62대 28대 10으로 맞췄다. 세계 최대 라면업체인 일본 닛신(日靑)식품의 중앙연구소가 2006년 발표한, 라면의 이상적인 영양균형 비율인 탄수화물 60%, 지방 27%, 단백질 13%에 최대한 가깝게 만든 것이다.

 농심은 다음 달부터 신라면 블랙을 미국·일본·중국·베트남·인도네시아 등 30여 개국으로 수출할 계획이다. 신라면은 지난 한 해 국내 매출 3700억원을 올린 국내 1위 라면이다. 해외 시장에서도 가장 많이 팔리는 한국의 대표 라면 브랜드다. 지난해 국내 수출분과 해외 현지공장 생산분을 합쳐 해외에서 2억4500만 달러(약 2700억원)어치가 팔렸다. 전년보다 약 30% 늘어난 실적이다. 지난해에는 핀란드·알제리 등 그간 신라면을 팔지 않았던 나라도 새로 뚫어 현재 세계 80여 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올해 농심은 신라면 블랙을 발판 삼아 해외에서 4억40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올해보다 80% 신장한 수치다. 2015년에는 해외 매출 1조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홍두화 상무는 “신라면 블랙이 출시되면 신 브랜드는 봉지면·컵면에 이어 프리미엄급 제품까지 다양한 상품군을 구축하게 된다”며 “장기적으로는 신라면 블랙을 신라면에 버금가는 해외 수출 효자 상품으로 키운다는 복안”이라고 밝혔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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