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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코리아21' 의 전도사 남궁석 정통부 장관

중앙일보

입력

새 천년의 주역인 인터넷은 인류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매체로 꼽힙니다.
전세계적으로 이용자가 5천만명을 돌파하는데 불과 4년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라디오 38년, TV 13년, PC 16년에 비하면 그 빠르기를 쉽게 알 수 있는데, 우리 나라는 어떤가요.

" ''인터넷 혁명'' 그 자체입니다.
지난해초 3백만명이던 인터넷 이용자가 최근 9백만명을 넘어섰습니다. 요즘 누구나 갖고 있는 휴대폰과 같은 증가 추세입니다. 올해엔 1천3백만명으로 늘고, 2002년엔 2천3백만명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질주(疾走)'' 라는 표현이 딱 맞습니다. 그래서 이 시점에서 왜 정보화 사회로 달음박질 하지 않으면 안 되는지 알아야 합니다.
지난 1백년은 우리 나라가 고난의 시대였죠. 산업사회에 발빠르게 대처하지 못해서였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더 무서운 정보화 사회가 다가온 것입니다. 이제 산업화 시대의 우를 범하면 안됩니다. 정보화 사회를 이해하고, 앞장서 나가야 합니다. "

미래학자들은 인터넷이 ''삶의 인프라'' 가 됐다고 합니다.

"내 이름은 wjm@mit.edu.나는 인터넷에서 죽지않고 산다" 고 MIT대의 윌리엄 미첼 교수가 말한 것처럼이요. 인터넷은 어떤 변화를 가져옵니까."

인터넷은 기존의 시공간 개념을 바꿔 버립니다.
무서운 혁명이죠. 지금까지는 개인이나 기업, 국가가 제한된 공간에서 누가 더 많이 갖느냐를 놓고 전쟁을 벌였죠. 그러나 앞으로는 무한한 사이버 공간에서 싸우게 되죠. 승패도 누가 어떤 아이디어를 갖고 있느냐로 결판날 것입니다.

남보다 앞선 아이디어 하나로 무한한 공간을 가질 수 있죠. 정보화 사회에서는 시간도 24시간 열려 있습니다. 밤도 없고 계절도 없지요. 이런 시공간 개념을 주도하는 인터넷은 인간 생활의 전체를 지배할 것입니다.

최소한 20년은 인터넷이 주역이죠. 지금이라도 지도층이 솔선수범해야 합니다. "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키보드의 @가 무엇인지 몰랐고, ''E메일'' ''e비즈니스'' 는 실리콘밸리 사람들만의 언어인 것으로 알았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생활의 일부가 됐습니다.
우리가 인터넷 시대에 승자가 될 수 있나요.

"전세계 인터넷 이용자가 지난해 1억5천만명에서 얼마전 2억5천만명이 됐고, 2005년 이전에 7억명을 돌파할 것으로 보입니다.
인터넷에서 물건을 사고 파는 것은 물론 교육이나 진료, 금융거래도 받을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벌써 사이버 증권이 50%에 달할 정도죠. 인터넷을 이용할 줄 아는 개인이나 기업만이 번영하죠. 다행히 어느나라든 비슷한 출발선상에 있다는 점이 우리에겐 기회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지난 한햇동안 정보통신분야에서는 정말 엄청난 변화가 있었다고 보는데요. 먼저 국내 인터넷 이용자가 4백만명이 넘게 늘어날 정도로 정보화가 급속히 이뤄지고 있습니다.
지난 1년을 간단히 정리하신다면.

"가장 특징적인 일이라면 국민 정보화가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연초에 발표한 ''사이버코리아21'' 이 꾸준히 실천에 옮겨지자 지금은 그 방향에 이의를 다는 사람이 없습니다. 사이버코리아 21의 요체는 언제 어디서나 누구든지 빠른 속도의 인터넷을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

인터넷 세상을 이끌려면 인프라가 중요한 데, 어떻게 해야 합니까.

"인프라를 우리는 초고속 통신망을 구축하는 일만 생각합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국민이 컴퓨터를 사용할 줄 알아야 한다는 거죠. 다음으로 영어를 할 줄 알아야 합니다.

현재 ''인터넷 나라'' 에 모여드는 수억명은 공통어로 영어를 쓰고 있습니다. 강한 국민이 되려면 컴퓨터와 영어를 배워야 합니다. 사이버코리아 21의 기본이기도 하죠. "

1826년 영국에서 처음 자동차가 등장했을때 의회에서 자동차가 마차와 비슷한 속도로 운행하게 하는 악법이 통과돼 불붙기 시작한 자동차산업에 찬물을 끼얹었다고 합니다. IT혁명도 제도적인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고 보는데.

"마차시대의 의식수준에 얽매인 어이없는 규제로 영국의 자동차산업은 크게 위축되고 말았죠. 훌륭한 기술도 사회가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 결국 다른 나라에 뒤지게 된다는 교훈적 사례입니다.
우리도 지금 산업시대 의식수준으로 정보화 사회를 재단하는 일이 많습니다. 특히 작은 부작용들을 막으려고 정보화 자체를 위축시킨다면 엄청난 우를 범하는 일입니다.
규제보다는 영양공급이 필요하죠. "

제도적인 인프라라고 하면 어떤 게 있나요.

"새로운 시대에 맞는 법률과 제도죠. 예를 들어 미국에 있는 전문의가 인터넷으로 수술 가이드를 하고 집도는 한국 의사가 했는데,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누가 책임을 져야 할까요. 올해는 20개 정도의 새 시대에 맞는 법과 제도를 다듬어 줄 계획입니다. 그래야 인터넷이 활성화되고 우리가 세계를 이끌 수 있습니다. "

지난해 한국 경제를 이끌어 왔던 게 정보통신 벤처입니다.
그런데 일각에선 주식시장과 맞물려 너무 나가는 게 아닌가 하는 의문도 제기하는데요.

"요즘 벤처기업의 거품 얘기가 나오는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한글과컴퓨터'' 의 주식가치가 1년 반 전 40억원에서 지금은 1조6천억원이 됐습니다. 이제는 미래를 향한 가치를 따져봐야 합니다.
''한글'' 이라는 소프트웨어 하나를 갖고 있던 회사가 인터넷 업체로 탈바꿈한 것으로 생각해야죠. 봄이 오면 진달래.개나리만 피는 것이 아니라 엉겅퀴도 있죠.

그런데 엉겅퀴 몇 그루만 보고 제초제를 뿌리면 되나요. 일부 거품이 의심된다고 봄 동산에 피어나는 꽃들을 모두 죽여서는 안되죠. 솎아낼 것은 없애야 하지만 꽃밭은 영양분을 주고 육성해야 합니다. "

해외 석학들과 잦은 교류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최근 그들이 말하는 키워드는 무엇인가요.

"얼마전까지 석학들이 말하는 인터넷 관련 키워드는 ''빛의 속도(speed of light)'' 였습니다.
그러나 최근 빌 게이츠는 ''생각의 속도(speed of thought)'' 를 말했습니다. 희랍의 신처럼 빛의 속도로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시대가 와 누구나 지구 반대편의 사람과 대화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생각이 미치지 못하면 이를 활용하지 못한다는 개념이죠. 나는 이보다 한 단계 높은 ''의지의 속도(speed of will)'' 를 얘기하고 싶습니다. 기술이 없어서가 아니라 변화하려는 의지가 중요하다는 것이죠. "

요즘 사람들에게 권하는 책은 어떤 것입니까.

"MIT대의 마이크 더포 조스 교수가 쓴 ''무엇이 될것인가 (What will be)'' 를 추천하고 싶군요. 인터넷 사회와 관련된 모든 것을 쉽게 풀어 담았죠. 조스 교수는 인터넷 세상을 ''포테이토 이론'' 으로 설명했습니다.
포테이토는 둘이 나누면 반이 되고, 열 명이 나누면 10분의1로 줍니다. 그러나 인터넷 정보는 열명이 공유하면 오히려 10배가 된다는 것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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