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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de Shot] 세계 최대 케냐 난민캠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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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아프리카 중동부에 있는 케냐 북부 다다브의 난민 캠프 세 곳 중 하나인 다가할리 캠프를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항공 촬영했다. 다다브 캠프는 케냐와 소말리아 간 국경에서 100㎞ 떨어진 곳에 위치한 세계 최대 난민촌이다. 전체 면적은 50㎢로 여의도(8.48㎢)의 약 여섯 배 크기다. 이 캠프에는 무정부 상태에 따른 치안 불안과 굶주림을 피해 소말리아를 탈출하는 난민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1991년 유엔난민기구(UNHCR)가 설치한 이 난민촌은 3곳의 캠프에서 9만여 명을 수용하도록 만들어졌으나 현재 수용 가능 인원의 세 배가 넘는 33만2000여 명의 소말리아 난민이 머물고 있다. 강원도 원주시 인구와 비슷한 수준이다.


 소말리아에서는 91년 모하메드 시아드 바레 대통령이 이끌던 군사독재 정권이 붕괴한 뒤 20년째 내전과 무정부 상태가 지속되면서 100만 명 이상의 난민이 발생했다. 이들은 내전의 참화 속에 살길을 찾아 케냐·에티오피아·지부티 등 인접국으로 정처 없는 유랑길에 올랐다. 다다브 캠프에는 지금도 월평균 500명의 소말리아 사람이 몰려들고 있다.

 유엔은 다다브 난민 캠프에 더 많은 경찰을 배치하고 기반 시설을 확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4일 보도했다. 캠프 내 치안을 책임지는 경찰은 난민 1500명당 1명꼴인 230명에 그친다. 턱없이 부족한 치안 인력 때문에 캠프 내에선 소란이 끊이지 않는다.

 소말리아 해적들이 캠프를 찾아 가난에 지친 난민 젊은이들을 꼬여 해적으로 채용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로이터 통신은 “다다브 캠프가 해적 양성소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유엔이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다브 난민 캠프의 연간 예산은 2000만 달러(218억원)다.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난민 캠프 1년 예산은 소말리아 해적을 격퇴하기 위해 인도양을 순찰하는 군함 1척의 연간 운영비의 절반에 불과하다”며 “국제사회가 소말리아 해적 소탕에 정신을 빼앗긴 사이 소말리아 난민들은 무관심 속에 죽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스더 기자 , [다다브 로이터=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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