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Y2K 문제' 발생할까

중앙일보

입력

1999년을 며칠 남기지 않은 28일 현재 세계 곳곳에서 Y2K(컴퓨터 2000년 인식오류) 문제 해결을 위한 분주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지만 북한의 관련 동향은 전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북한이 러시아와 비슷한 무기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것은 물론 유사한 컴퓨터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러시아의 Y2K 문제 관련 움직임에 미뤄 이를 유추할 뿐이다.

러시아 국영 `러시아소리방송''은 최근 Y2K 문제에 대해 ''러시아의 주요 기관들이 중요한 기술장비들을 날짜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이미 개선했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고 있다.

러시아소리방송의 보도 가운데 특히 눈길을 끄는 대목은 ''러시아에서는 컴퓨터가 체계관리가 아니라 정보계산에 널리 이용되고 있다''고 밝힌 부분이다.

즉 컴퓨터가 수치를 계산하는 데 많이 사용되기 때문에 운영 전반에는 큰 영향을 미칠 수 없으며 Y2K가 발생하더라도 방어체계가 멈추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북한의 주요 전산시설과 산업시설의 많은 부분이 러시아에서 도입됐다는 점에서 볼때 Y2K 문제로 인해 큰 사회적 혼란이 발생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추측을 가능케 하고 있다.

러시아소리방송은 또 지난해 초부터 Y2K 문제 해결에 나선 러시아의 원자력동력부 등 주요 기관들이 `잠재적 위험''을 고려해 주요 시점에 장비를 수동으로 작동시킬 예정이라고 밝혀 컴퓨터 보급률이 비교적 낮은 북한에서는 Y2K 문제가 적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국가정보원, 국방부 등 관련기관들도 북한의 Y2K 문제가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닐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국정원의 한 관계자는 ''북한에서는 컴퓨터가 광범위하게 이용되지 않기 때문에 Y2K 문제가 심각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국방부 관계자도 ''스커드 등 각종 미사일을 비롯한 군사무기에 좌표는 들어가지만 연도가 입력되는 것은 거의 없으며 최종발사 여부 판단 역시 사람이 하기 때문에 Y2K 문제로 인해 군사상의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은 적다''고 밝혔다.

특히 러시아측은 ''소련에서 생산됐거나 면허 이전돼 북한에서 제조된 무기체계에는 Y2K 문제가 없다''는 것을 강조해 왔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한편 북한은 지난 3월 관영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북한군이 제어시스템 뿐 아니라 공격과 방어수단들을 자체적으로 생산하고 있다고 밝혀 북한의 Y2K문제에 대한 우려를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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