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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소자본 창업도 '인터넷 · 실험벤처' 물결

중앙일보

입력

중소기업에서 컴퓨터 관련 일을 하던 이태균(29)씨는 지난해 10월 회사를 그만 두고 친구와 함께 서울 잠실에 인터넷 게임방을 열었다. 50평의 점포를 빌리고 26대의 3D(입체)게임기를 구입하는 데 들어간 비용은 1억원선. 李씨는 요즘 하루평균 2백여명의 고객이 몰려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李씨는 "게임기 1대당 하루 1만원씩 순수입으로 잡힌다" 면서 "주말에는 손님이 많아 대기실에서 기다리는 상황" 이라고 말했다.

경기가 회복되면서 적은 자본으로 창업하는 업종의 형태가 변하고 있다. 외환위기 직후 급격히 늘었던 '절약형 사업' 은 정체상태고, 새로운 실험적 사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이경희(李京姬)소장은 "매장간 과잉경쟁과 대형 점포의 출현으로 올해도 소형 점포들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면서 "그러나 새로운 아이디어로 고객의 심성을 파고 든 업종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고 분석했다.

◇ 오프라인(점포)에서 온라인으로〓상반기까지만 해도 홍수를 이뤘던 오프라인(점포)형 사업은 하반기 들어 창업이 거의 자취를 감췄다. 20~30대 창업자들은 점포형 사업보다 인터넷 기반사업을 선호하고 있다.

97년말 전국 6천여개였던 인터넷 PC방은 현재 2배 이상 늘어 1만3천여개에 이른다. 내년에는 디지털 사무실.지식학습 등 다양한 용도가 결합된 형태로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DDR 오락실도 1318세대(13세에서 18세까지)를 겨냥한 대표적 업종으로 부상했다. 게임산업에 대한 인식전환, 특소세 폐지 등이 오락실의 영업을 활성화시켰고 내년에는 DDR를 응용한 다양한 오락실이 생길 전망이다. 실내 인테리어를 특이하게 꾸민 사이버 노래방이나 캐릭터 테마 노래방도 인기를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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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리 미(only me)비즈니스의 확산〓 '온리 미' 사업은 오직 나만을 위한 맞춤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 인기스타처럼 되고 싶은 대중들의 욕망이 확산되면서 올해 뿌리를 내린 이 사업은 내년에도 창업이 늘어날 전망이다.

전신인형 제작.맞춤 비디오.자서전.캐릭터 명함 제작업과 맞춤 CD 제작 및 포토 스탬프 사업 등이 이 부류에 속한다. 즉석에서 손이나 얼굴 등 신체 일부분을 만들어 주는 순간 조형물 제작사업도 올해 인기를 끌었다. '온리 미' 트랜드는 창업뿐 아니라 기존 업체의 서비스까지 '특별한 고객 한 사람을 위해' 로 바꿔 놓았다. 미혼 여성들을 상대로 잡지 속의 스타처럼 사진분위기를 연출해 찍어주는 포켓 사진관이 늘어난 것도 이런 트랜드의 영향이다.핸드폰의 확산으로 핸드폰 메이커업.케이스 판매.핵정 화면 제작사업도 나만의 독특한 개성을 존중하는 분위기에 따라 확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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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비즈니스 등장과 IMF형 업종의 정체〓올 초까지는 경기회복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안정적인 수입이 보장되는 전통적인 업종의 점포 창업이 많았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경기회복 속도가 빨라지면서 새로운 아이디어 업종이나 실험적 사업들이 대거 등장했다.

침대 청소업.블라인드 세탁업.각종 인터넷 프랜차이즈.테마노래방.파티방.댄스노래방.일본애니메이션 전문점.캐릭터 입체 간판제작업 등이 출현했다. 뼈 없는 치킨점은 침체상태였던 치킨업계에 새 바람을 몰고 와 올 한햇동안 1천여개의 점포가 새로 문을 열었다.

외환위기 직후 알뜰심리를 노리고 등장한 중고.재활용.배달.할인형 사업은 더 이상 고객이 늘지 않는 상태에서 제자리 걸음을 하거나 경쟁점 출현으로 매출이 줄어 상당수가 전업했다. 중고품 관련 취급점.외식형 배달사업.할인카드사업 등이 그런 예다. IMF관리체제 직후 점포수가 급증했던 만화와 장난감 대여점.일부 치킨 관련업 등도 하반기에는 신규점포 개설이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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