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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온 北 해커 “조선서 무슨일로 왔는가” 물으니 “콤퓨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북한 해커의 움직임이 심상찮다. 친구를 가장한 e-메일을 보내고, 원고를 투고하는 척 위장한 메일을 보내기도 한다. 물론 클릭하면 해킹툴이 컴퓨터에 깔린다. 북측이 해킹 대상으로 삼는 곳은 대북관련 언론사와 NGO, 개인 등 갈수록 표적화하고 있다.

대북전문매체인 데일리NK의 한 기자는 최근 발신자 ID가 'friend'라는 네티즌으로부터 '북한 혁명'이라는 제목의 e-메일을 받았다. 메일을 연 뒤 보안프로그램을 가동하자 해킹툴이 발견됐다. 이어 배달된 '북한혁명조직'이라는 제목의 파일도 마찬가지였다. 탈북자단체와 북한인권 단체 관계자에게도 이런 유형의 e-메일이 무차별적으로 배포됐다. '북한 시장 가격 현황입니다. 졸고를 보내드리니 업무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등의 제목을 다는 등 교묘하게 클릭을 유도한다.

이들의 활동무대는 당연히 북한이다. 그러면서 중국으로 해커를 원정보내는 일도 잦다. IP주소 추적을 피하기 위해서다. 국정원에 따르면 현재 1000여 명의 북한 해커들이 북한과 중국에서 활동중이다. 이들은 북한에선 수재로 통한다. 김책공대와 김일성종합대학 졸업생 가운데서도 소수 인재만 대남해커로 육성된다고 한다.

실제로 데일리NK의 한 기자는 중국 단둥에서 이들과 마주친 경험이 있다고 31일 전했다. 중학교 인근 수영장에서 20여 명의 북한 청년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었다는 것. 이들에게 데일리NK 기자가 "조선에서 왔는가"라고 묻자 "그렇다"고 대답했다. "무슨 일로 왔는가"라고 하자 "콤퓨터"라고 했다는 것이다.

김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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