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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피부 관리 첫걸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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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31·종로구 누상동)씨는 딸 하은이(2)의 피부 관리에 여간 신경 쓰이는 것이 아니다. 돌이 갓 지나면서 심한 고열 감기를 앓은 후 면역체계가 약해져서인지 아토피가 생겼다. 허리나 팔이 접히는 부위를 긁다가 피가 나기도 했다. 안타까운 마음에 여러 병원을 찾아다니면서 치료를 받았지만, 결국 집에서 하는 엄마의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는 결론을 얻었다.

 김씨가 가장 신경 쓰는 것은 청결과 보습이다. 하루에 한 번 아침에 목욕을 시키고 저녁엔 얼굴·손·발만 가볍게 씻긴다. 음식이나 변이 묻었을 때는 가볍게 헹궈내기만 한다. 너무 자주 씻기는 것도 아이 피부에 자극이 되기 때문에 청결을 유지할 수 있는 정도로만 제한한 것이다.

 목욕물도 꼼꼼하게 따진다. 하루 중에 하은이의 피부에 처음 닿는 물이기 때문이다. 물 온도는 따뜻할 정도로 맞춘다. 너무 뜨거우면 피부가 건조해져서다. 물에는 입욕제를 풀어 보습에 도움이 되도록 한다. 김씨가 생각하는 입욕제 제1의 조건은 ‘화학 성분이 들어 있지 않을 것’. 아이가 목욕 중 호기심에 물을 먹기도 하기 때문이다. 특히 향이나 색소가 들어 있는 것은 절대 사용하지 않는다. 그는 “처음에는 뭣 모르고 향이 좋거나 물에 풀었을 때 색이 예쁜 입욕제를 선택하기도 했다”며 “그러나 하은이 피부가 약해서인지 그런 입욕제로 목욕을 한 후 저녁이면 피부를 긁는 증상이 심해지더라”고 말했다. 김씨는 “주변에 고가의 연수기를 사용하는 엄마들도 있다”며 “아이 피부의 면역력을 길러 주는 제품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아쉬워 했다.

아기 피부, 목욕물부터 신경 써야

 아이의 피부를 건강하게 하려면 우선 면역력을 길러줘야 한다. 면역력이 있으면 아토피 등피부 질환에 견딜 수 있고 피부도 깨끗하고 부드러워진다. 이런 까닭에 아이 피부에 사용하는 제품에는 세정·보습력과 더불어 면역력을 높여 주는 성분이 들어 있어야 한다.

 아기용 입욕제도 마찬가지다. 많은 엄마들이 아기 전용 스킨케어 제품을 쓰면서도 정작 아이 피부가 목욕물에 무방비 상태로 닿는 데는 크게 신경 쓰지 못한다. 입욕제는 목욕할 때 아이의 신진대사 활동을 촉진하고 보습 성분으로 피부를 보호한다.

 간혹 입욕제를 아토피 같은 피부 질환이 있을 경우에만 사용하는 것으로 여기는 엄마들도 있다. 아기 전용 바스·샴푸로 씻기고 보습을 위해 로션·크림까지 바르면 따로 입욕제를 써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다. 테라피스트 이정미 스파휴리재 원장은 “입욕제를 넣으면 물이 순해져 피부를 편안하게 한다”며 “피부 면역력을 키워주려면 입욕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입욕제를 사용하면 피부가 자연스럽게 세정되면서 혈액순환이 원활해져 온열·보온 효과도 볼 수 있다. 입욕제의 유효 성분이 로션이나 크림보다 피부 속으로 부드럽게 흡수돼 피부가 편안해 진다.
 
오지탕 사용한 입욕제, 아이 피부 지킨다

동의보감에는 ‘왕세손의 첫 목욕물은 오지탕(五枝湯)으로 준비하라’는 대목이 있다. 오지란 도지(복숭아 가지), 괴지(회화나무 가지), 상지(뽕나무 가지), 매지(매화나무 가지), 유지(버드나무 가지)의 다섯 종류 나뭇가지를 말한다. 이들을 모아 10㎝ 길이로 잘라 넣고 정성스럽게 달여낸 물에 왕세손을 목욕시키면 태독이 풀리고 치료에 특효를 발휘한다고 한다.

 조선시대 궁중에서는 생후 3일째 되는 날 매화나무, 복숭아나무, 오얏나무의 뿌리를 넣고 끓인 물을 목욕물로 사용했다.

 이런 궁중 요법을 재현한 입욕제로는 궁중비책의 ‘카밍 바스 파우더’가 있다. 식약청 의약외품으로 허가받은 아기 입욕제로, 인공방부제, 색소, 인공향, 광물성 오일 등 아기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는 성분은 없고 오지탕과 10가지 한방성분 등 국내 한방성분을 넣었다. 가루여서 물에 쉽게 잘 풀리고 한 봉에 2회씩 쓸 수 있도록 개별포장해 위생적이다. 천연 쑥파우더를 사용해 물에 풀었을 때 은은한 쑥색이 난다.

[사진설명] 1. 하은이가 한방 성분 입욕제를 사용해 목욕을 하고 있다. 2.궁중비책 커밍 바스 파우더.

<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사진="황정옥" 기자,궁중비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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