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상당수 대학이 등록금 카드 납부를 외면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2011학년도 등록금을 7개 전업카드사(롯데·비씨·삼성·신한·KB국민·하나SK·현대)의 신용카드로 받은 대학은 48곳으로 지난해보다 19곳 늘었다. 전국 411개 대학 중 11.7%다.
비씨카드는 서울대·연세대·서강대·중앙대 등 26개 대학에서 등록금 카드 납부가 가능했다. 삼성카드는 성균관대·건국대 등 12개 대학, 신한카드는 서울대 등 9곳에서 등록금을 낼 수 있었다. 하나SK카드는 6곳, KB국민카드는 4곳, 현대카드는 1개 대학과 등록금 납부 제휴를 맺었다. 롯데카드는 해당 대학이 없었다.
대학들이 등록금을 카드로 받지 않는 건 1.5%가량인 가맹점 수수료 때문이다. 등록금 500만원을 카드로 납부하면 이 중 7만5000원을 카드사가 가져가게 된다. 대학 입장에선 현금으로 잘 들어오고 있는 등록금을 굳이 수수료까지 주면서 카드로 받을 필요가 없는 것이다. 대학 측은 수수료 부담이 커지면 등록금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도 주장한다.
하지만 두 학기 등록금이 1000만원이 넘는 상황에서 이를 현금으로 한꺼번에 내기엔 부담이 적지 않다. 이 때문에 할부가 가능한 신용카드 납부를 선호하는 학생과 학부모가 적지 않다. 실제 카드사들은 대학 등록금에 대해 다양한 할부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2~3개월 무이자 할부서비스를 제공하거나, 12개월 할부로 등록금을 내면 할부 수수료 중 일부를 깎아주는 ‘슬림할부’ 서비스도 있다.
등록금 카드 납부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대학과 카드사, 양측이 서로 조금씩 양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등록금 대책을 위한 시민·사회단체 전국 네트워크의 안진걸 팀장은 “일부 대학은 카드사 한 곳과 제휴를 맺는 대신, 카드사가 가맹점 수수료를 크게 낮춰주기도 했다”며 “학생과 학부모의 편의를 위해 대학과 카드사가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애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