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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반군, 동부 거점 도시 탈환

중앙선데이

입력

리비아 반군이 동부의 거점도시 아즈다비야를 장악하며 전세를 역전시키고 있다. AP통신은 26일 반군 사이프 사다위(20)의 말을 인용해 “연합군의 공습에 힘입어 25일 밤(현지시간) 아즈다비야 동부를 먼저 함락한 뒤 서부 지역도 무너뜨렸다”고 현지발로 전했다. 사다위는 RPG로켓포를 든 채 “아즈다비야는 자유다”라고 환호했다고 AP는 보도했다.

반군은 현재 동부의 제2도시 벵가지를 중심으로, 정부군은 수도 트리폴리가 있는 서부를 중심으로 충돌하며 동·서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아즈다비야는 벵가지보다 150㎞가량 남쪽에 있어 내륙으로 가는 관문 역할을 하는 교통 요충지다. 벵가지로 향하는 해안도로와 북동부 주요 도시 토브룩을 연결하는 사막도로 등이 교차한다. 연합군이 19일 군사 개입에 나서기 전까지 아즈다비야를 함락하고 벵가지 인근까지 진격했던 정부군은 현재 아즈다비야 서쪽으로 밀려났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연합군은 26일 새벽 아즈다비야 외곽에 배치된 카다피 부대의 탱크와 대포를 집중 폭격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1973호에 따라 민간인 보호를 위해 카다피 지상군과 기갑부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모양새다.

반군의 아즈다비야 탈환 소식은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에게도 호재였다. 리비아 작전의 목표가 모호하다는 비판을 받아온 오바마 대통령은 26일 라디오·인터넷 연설에서 “연합군 작전으로 무고한 수많은 시민의 목숨을 구했다”며 “작전은 목표가 뚜렷하며 성공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모든 국제 위기마다 개입해서도 안 되고 할 수도 없다”며 미 지상군 투입 가능성은 부인했다. 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동맹국에 작전 지휘권을 넘길 예정임도 시사했다. 워싱턴 포스트지 인터넷판은 26일 “미국과 나토가 반군 무기 지원 문제를 검토중”이라고 전했다.

한편 아랍연맹 소속 국가 중 처음으로 카타르가 군사작전에 나섰다고 프랑스군이 밝혔다. 프랑스군은 25일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에서 “카타르가 미라주 전투기 2대를 출격시켜 첫 번째 군사작전을 수행했다”고 전했다. 아랍에미리트(UAE)도 수일 내에 F-16 전투기 6대와 미라주 전투기 6대를 투입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리비아 정부 측 대표단은 25일 에티오피아에서 열린 아프리카연합(AU)회의에서 “장 팽 AU 사무총장의 협상 중재 제안을 받아들이겠다”며 반군과 대화할 용의가 있음을 밝혔다. 리비아 정부 대표단은 “선거 실시를 포함해 AU가 제시하는 정치 개협 로드맵 역시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반군 내 분위기도 연합군과는 다른 독자 노선을 걸을 조짐도 보인다. 반군 지도자 무함마드 지브릴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앞으로 서한을 보내 “우리에게 해방을 가져다 준 연합군에 감사한다”면서도 “이제부터는 우리 힘으로 이길 것이다. 외부 세력의 군대는 필요없다”고 전했다고 일간지 르 피가로가 보도했다.

한편 리비아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 111명 중 50여 명이 다음주 초까지 추가 철수할 것이라고 외교통상부가 26일 밝혔다. 대다수가 대우건설 근로자인 트리폴리의 교민은 육로로 인접국인 튀니지로 나오며 벵가지의 교민들은 선박을 이용해 그리스로 철수할 예정이다.

전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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